"지역 의료수준 서울 못잖다"

"마케팅과 환자 서비스가 세련되지 못해서 그렇지 지역의 의료 수준이 서울과 비교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반인들 사이에선 서울병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지역 의료계는 환자들의 '무작정 서울행'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단순히 서울 못지 않다는 경상도 특유의 자존심일까.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서울과 대구, 경북의 의료 수준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잣대는 없다. 하지만 신뢰성 있는 몇 가지 통계를 보면 지역 의료계의 주장이 억지는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2002 한국중앙암등록사업'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 계명대병원 등 지역의 대학병원들이 암 진료를 많이 하는 상위 10대 병원에 포함돼 있다. 암 진료에 대한 지역 의료진의 전문성이 서울의 병원들에 못지 않음의 방증인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모두 10만2천677명의 암 환자가 새로 발생했으며, 이중 서울아산병원이 가장 많은 7.9%(8천63명)의 암 환자를 진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은 삼성서울병원(6천848명'6.7%), 서울대병원(4천906명'4.8%), 연세대 세브란스병원(4천817명'4.7%), 국립암센터(4천293명'4.2%)의 순이다. 경북대병원(3천492명' 3.4%). 영남대병원(2천232명' 2.2%), 계명대병원(2천92명' 2.0%)이 각각 7, 9, 10위를 기록, 인구나 병원 규모를 고려할 때 상당한 실적을 나타냈다.

송홍석 계명대 동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고속철 개통 이후 지역 암환자들이 많이 유출되고 있지만 지역 병원들도 최첨단 장비와 기술력을 확보, 특정 암 질환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서울지역보다 높은 수준의 치료를 보장한다"고 했다.

수준 높은 의술과 풍부한 경험을 필요로 하는 장기이식술에 있어서도 지역 대학병원들은 전국 상위권이다. 경북대병원은 골수이식, 계명대 동산병원은 신장이식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의 '2003년 장기이식 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의 장기 이식 수술은 1천870건. 이식된 장기는 신장 806건, 간장 414건, 골수 406건, 각막 215건, 심장 15건, 췌장 12건, 폐 2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계명대 동산병원이 55건(신장 45, 각막 10), 경북대병원 52건(신장 23, 골수 23, 각막 6), 영남대병원 9건(신장 4, 골수 4, 각막 1), 대구가톨릭대병원 8건(신장 3, 간장 2, 각막 3) 이었다. 특히 경북대병원은 골수 이식에서 전국 4번째, 계명대 동산병원은 신장 이식이 전국에서 6번째로 많았다.

대구의 의술을 배우려는 국내외 의사들도 적지 않다. 얼마 전만 해도 국내 의대 교수와 의사들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의학 연수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엔 외국과 다른 지역의 의사가 대구로 공부하기 위해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경북대병원 모발센터. 모발이식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김정철 교수에게 지도를 받은 외국인 의사는 일본, 이탈리아, 중동 국가 등 19개국 20여 명에 이른다. 김 교수는 지난 2001년 모발이식 국제워크숍을 열어 국내외 250여 명의 의사들을 대구로 불러모았으며, 이후 모발이식센터에는 국내외 의사들의 연수 행렬이 본격화됐다. 이곳에서 1주일 이상 머물며 김 교수의 모발이식술을 배워간 국내 의사만 해도 40여 명에 이른다.

현대병원 '김&우 수부외과센터'에는 서울, 부산 등에서 30여 명의 전문의와 전공의들이 단기연수를 하고 갔으며 지난해엔 필리핀의 의사도 6개월 동안 수술법을 배우고 갔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성형외과에도 중국 하남중의학원 교수가 대구의 선진 성형수술법을 연수했다.

김정철 경북대병원 교수는 "대구의 의술을 국내외 전파하는 것은 지역 의술과 병원의 우수성을 알릴 뿐만 아니라 대구의 지명도를 높이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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