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이빨] '백선엽'(100세)과 '박원순'(65세)

둘로 짝 갈린 국론분열, 두 삶의 의미는 확연히 구분
삶의 부조리를 생각하게 하는 두 죽음

이번주 [야수의 이빨] 촬영팀은 100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한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의 분향소가 마련된 경북 칠곡 왜관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찾았다. 야수(TV매일신문 앵커)는 백 장군의 분향소를 찾아 향을 피우고, 헌화한 후 묵념했다.

이어 분향소 앞에서는 자유대한민국을 지킨 전쟁영웅 백 장군의 삶을 높이 평가한 후 일제강점기 하에서 간도특설대에 근무했다는 논란은 큰 의미를 둘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의 적절한 논평(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삶)에 대해 언급하며, 주호영 원내대표의 멘트 "백 장군을 동작동 서울현충원을 하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도 인용했다.

야수는 TV매일신문과 대구지방보훈청이 공동제작한 6.25 특별방송 '6.25전쟁 그리고 70년 전 대구'에서 강조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백 장군의 활약까지 끌어와, 국군들과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들의 자유를 향한 피와 한(恨)까지 강조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는 '자살'이라는 카드가 성추행 피해자에게 또다른 형태의 최종적인 가해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야수는 "성추행 피해자를 또다시 가해자로 만드는 것은 천번만번 생각해봐야 너무 잔인하다"며 "현재 또 여러 형태의 신상털기 및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도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성추행 관련 논란을 묻는 기자들에게 욕을 하며 '버럭' 역정을 낸 것에 대해서도, 만약 야수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도로 화을 내며 되받아쳤을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야수는 두 분의 공과(功過)에 대해서는 좌우의 이념논리를 뛰어넘어, 역사가 휴머니티와 객관적 사실로 냉정하게 평가할 것임을 확신했다.

※[야수의 이빨] 7월14일자 대본

제목="백선엽과 박원순을 생각한다"

오늘 13일 월요일입니다. '야수의 이빨'은 촬영을 위해 우중에 야외로 나왔습니다. 여기가 어디냐 하면, 딱! 한 세기를 살다가셨죠. 고인의 성처럼 딱 100세에 유명을 달리한 6.25전쟁 영웅 백선엽 장군을 기리기 위한 경북 칠곡군 왜관 다부동 전적기념관입니다.

"내가 앞장설테니, 내가 물러나면 나를 쏘라." 일단 자유 남한을 지키기 위해 포탄 으로 뛰어들어 '낙동강 전선'을 사수해 낸 전쟁 영웅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의 영령을 위해 이 야수가 충정어린 마음으로 추모합니다."

<< 야수의 분향 장면 >> << 분향하고 나온 시민 인터뷰 >>

분향을 하고 나니, 참 잘 왔다 싶습니다. 자유대한민국에 살고 있음에 감사한 마음도 절로 듭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써, 6.25전쟁 영웅에 참배했다는 뿌듯한 애국심마저 마음 한켠에 자리 잡습니다.

미래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의 11일 논평이 참 인상적입니다. "6.25 전쟁의 영웅 '살아있는 전설', 역대 주한 미군사령관들이 가장 존경했던 군인, 그 어떤 이름으로도 백 장군에 대한 감사함을 모두 표현할 수는 없을 것. 백 장군의 인생은 대한민국을 지켜온 역사 그 자체이자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위대한 삶"이라고 헌사했습니다. 백번 공감합니다. 보수당의 논평으로는 아주 적절하고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김은혜 대변인이 논평 말미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을 지켜낸 전설을 이 시대는 지우려 하고 있다. 미래를 향한 전진보다 퇴행의 후퇴를 도모하는 아픔의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백 장군의 울림은 크다."

이게 무슨 뜻일까요? 아마도 현 정부의 일부 세력들이 친일을 문제삼아 백 장군의 삶을 폄훼하고 정치적 논란거리로 만들려고 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백 장군은 살아생전에 포화상태가 된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상황과 특혜 논란을 고려해 '국가가 관리하는 곳에 개인 묘지를 만들면 특혜가 된다. 내 묏자리는 대전현충원'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여론은 "백 장군 같은 분은 당연히 동작동 서울현충원에 안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백 장군을 국립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한다면 이게 나라인가"고 목청을 높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볼 때는 백 장군이 한발 물러섰지만, 서울현충원에 자리를 만들어서라도 호국영웅의 삶을 기려야 합니다. 그래야 이 나라의 체제이념과 정체성이 뚜렷해 질 수 있습니다.

10일 밤 11시4분에 향년 100세의 나이로 서거한 백선엽 장군의 슬픔도 컸지만 10일 자정 9시20분쯤에 실종된 지 7시간 만에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 얘기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 시장은 향년 65세의 나이에 자살로 운명을 달리 했습니다.

묘한 시기에 두 분의 죽음은 여러 가지 생각을 낳게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한민국을 둘로 갈라놓고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왜 이런 일들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더 큰 혼란을 자초하고 있는지요? 비슷한 시기에 유명을 달리한 두 분의 죽음에는 애도를 표하지만, 마음은 계속 불편하기만 합니다.

13일자 매일신문 1면 톱기사 한번 보십시오. 완벽한 진영논리로 갈려져, 백 장군의 공과에 대해서도 "국립 서울현충원에 안장돼야" Vs "친일 명단, 육군장 취소를" 엇갈린 평가를 하고 있구요. 박 시장의 조문에 대해서도 "성추행 의혹 죄인 취급 안 돼" Vs "일방적 애도 피해자 2차 가해" 찬반이 교차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백 장군의 친일논란은 일제 강점기에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다는 이유로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 명단에 이름이 오른 탓입니다. 박 시장은 여비서의 성추행으로 고발이 접수된 다음날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고,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서울특별시 장(葬)으로 치러서는 안된다'는 국민청원도 50만 명을 훌쩍 넘었습니다.

단순히 두 분의 죽음을 애도하고 기리기에는 다소나마 논란의 여지를 낳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인생은 참 부조리하다'는 걸 알려준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합시다. TV매일신문과 대구지방보훈청이 '한국사 강의의 큰 별' 최태성 강사를 모시고 공동제작한 6.25 특별방송 '6.25전쟁 그리고 70년 전 대구'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게 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는 우리 국군들과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들의 자유를 향한 피와 한이 서려 있습니다. 그 전투의 최선봉에 선 분이 바로 백선엽 장군입니다. 국립 서울현충원 안장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굳이 공과를 따진다고 해도 간도특설대에 복무했다는 이유로 어마마마한 전공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백 장군의 살아생전 말씀이 있었기 때문에 대전현충원 안장까지는 참을 수 있지만 육군장 최소, 계속되는 친일 논란에 앞장서는 이들은 자유대한민국의 이념과 체제를 전복하려는 자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님의 인생역정을 높이 평가하고, 갑작스런 죽음에는 애도를 표합니다. 하지만 '자살'이라는 카드는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특히, 성추행으로 피해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죽음'으로 모든 걸 덮을 수는 없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에 제 지인이 카톡으로 이런 글을 보내왔습니다. "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정말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박 시장의 성추행 피해자를 또다시 가해자로 만드는 것은 백번천번 생각해봐야 너무 잔인합니다. 현재 또 여러 형태의 신상털기 및 2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도 안타깝기만 합니다.

특히 집권여당 이해찬 대표가 성추행 관련 논란에 대해 묻는 기자들에게 ''그게 예의냐. 나쁜 XX 같으니라고"라며 '버럭' 역정을 내는 모습을 TV화면으로 보며, 만약 야수가 그곳에 있었다면 "이렇게 답하는 넌 국민들을 대신해 질문하는 기자들에 대한 도리냐. 완전 나쁜 분 같으니라고." 이렇게 받아쳤을 겁니다. 아마도~~~~ 그런 상황에서 큰 용기를 냈다면.

좋습니다. 이왕 진영논리대로 두 분의 공과에 대해 평가하고,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합시다. 하지만 객관적 사실은 이념논리를 뛰어 넘습니다. '친일' 논란이 있었지만 100세에 떠나신 진정한 애국영웅과 '성추문 논란'을 낳은 채 하늘나라로 천만 수도의 3선 서울특별시장.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과 역사는 평가는 더욱 객관적이고 냉정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일단 이 야수도 인간된 도리로 다양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파란만장한 삶을 살다가신 두 분의 생애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칠곡 왜관 백선엽 장군 분향소에서, 이상 야수의 이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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