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민 "국힘 승리 아닌 정부 심판…일자리·경제 분노"

"野도 민심 읽어야"…'보수 텃밭' 지역민도 선거 결과에 관심 집중

4·7 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시의회를 방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4·7 보궐선거로 10년 만에 서울시장직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이 8일 서울시의회를 방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승리가 아니라 대구경북 등의 민심을 외면한 정부·여당에 대한 심판입니다."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한데 대해 대구경북(TK) 지역민들은 일자리와 서민 경제 등에 대한 분노가 표로 이어졌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이번 선거가 11개월 남은 대선의 향후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의 역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구경북에서도 이번 선거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특히 지역민들은 '적폐 청산'을 내세우며 집권한 정부·여당이 지난 4년간 공정과 상식에 위배된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면서 야당도 TK의 준엄한 민심을 읽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 달서구의 대학생 권모(25) 씨는 "이번 보궐선거가 민주당의 성 비위 문제로 치러진 선거인 만큼 '민주당을 당연히 찍을 수 없지 않나'라는 생각에서 야권에 투표하는 유권자들이 많았을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에서 서울·부산 유권자의 30~40%는 민주당 후보에 투표한 만큼 지형은 언제든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구 서구의 이모(30) 씨는 "사실 국민의힘이 잘해서 이긴 게 아니라 민주당 관련 부정적 이슈가 워낙 많았다"며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이나 도긴개긴이지만, 반사이익으로 이겼으니 이번 결과 하나로 의기양양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이었던 20대 청년들이 돌아선 건 일자리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2월 기준 15~29세 청년층 체감실업률은 26.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세원(29) 씨는 "20대에겐 당장 부동산 문제보다 일자리 문제가 더 크고 와닿는 문제"라며 "코로나 이후 공개채용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일자리가 없다. 이 탓에 여권 지지층이 대거 이탈한 것 같다"고 했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민심 변화가 컸다는 지적도 있다.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33·대구 달서구) 씨는 "대구만 해도 지난해 말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로 단체 손님을 못 받아 타격이 큰 데 서울은 이에 더해 오후 10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며 "임차료·관리비·인건비 등으로 적자가 커진 것에 대한 불만이 표로 확인됐다"고 봤다.

지난해 2월 대구에서 특정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던 당시, 정부·여당이 대구경북을 두고 '봉쇄조치' 카드를 내민 적이 있다. 이는 대구경북에서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불씨로 작용했고, 이후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 집값 급등·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등 부동산 문제와 불공정 이슈가 잇따라 터졌다.

류모(49·경북 경산) 씨는 "같은 진영에 있는 사람과 관련한 의혹이 터졌을 때는 봐주기 급급했고, 또 여권 인사의 임대차 3법 직전 전셋값 인상 등 여러 이슈가 누적돼 반발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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