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붙' 변호사 시험, 이번엔 정답자 역차별? "스스로 문제 맞힌 사람 손해"

5일 한 변호사 시험 응시생이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시험장에서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자도 이날부터 진행되는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게 방침을 변경했다. 연합뉴스 5일 한 변호사 시험 응시생이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시험장에서 수험번호를 확인하고 있다. 법무부는 코로나19 확진자도 이날부터 진행되는 변호사 시험을 볼 수 있게 방침을 변경했다. 연합뉴스

법무부가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자료와 유사성 논란이 제기된 변호사 시험 문제에 대해 전원 만점 처리를 하자 정답을 맞힌 변시생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20일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제10회 변호사시험 공법 기록형 문제 2개 가운데 유사성이 문제가 된 두 번째 문항에 대해 "형평성과 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원 만점 처리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법무부의 결정이 나오자 스스로 이 문제를 맞힌 변시생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험을 치른 A 씨는 "전원 만점 처리 의결대로면 결과는 더욱 불공정해지고 형평성은 더욱 훼손된다. 변호사 시험이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인 까닭"이라고 했다.

그는 "공법 기록형 문제는 2시간 안에 문제 2개를 동시에 풀어야 한다. 첫 번째 문제에 시간을 쏟느라 두 번째 문제를 풀지 못한 수험생도 있고 시간을 나눠 문제 2개를 모두 푼 수험생도 있는 등 다양한 형태의 수험생이 있다. 두 번째 문제를 전원 만점 처리하면 첫 번째 문제에만 시간을 쏟은 학생만 되레 이익을 보는 부당한 결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법 기록형 첫 번째 문제는 헌법 기록형 문제고 두 번째 문제는 행정법 기록형 문제다. 두 번째 문제를 전원 만점 처리하면 헌법 기록형 문제만 가지고 공법 기록형 실력을 평가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시생 B 씨는 "공법 기록형 시험은 객관식이나 사례형 시험보다 중요한 평가 과목으로 변호사가 소송에 투입됐을 때 마주할 현실적인 문제와 가장 유사하다"며 "응시자 전원이 이를 평가 받지 못한다는 건 자질을 갖추지 못한 변호사를 배출한다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매년 900점 부근에서 형성되는 커트라인에서 0.1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 당락 좌우되는 변호사 시험에서 50점이라는 엄청난 점수를 무효화하는 건 자칫 능력 있는 학생의 합격•불합격이 좌우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처사"라고 덧붙였다.

현직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정승윤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1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추미애 법무부, 참 가지가지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사태를 '변호사 시험의 공정성을 파괴한 어느 한 교수의 과욕과 어리석음이 불러온 참화'라고 정의했다.

정 교수는 "법무부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는 공법 기록형 문제 가운데 두 번째 문제만 무효화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어리석은 결정"이라며 "객관식 40문제 중 한두 문제라면 그런 결정이 옳을 수 있지만 주관식 두 문제 중 한 문제에 대해 그렇게 처리한다면 시험의 공정성을 달성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시험의 공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공법 기록형 문제 전체를 무효화해야 하고 빠른 시일 안에 재시험을 실시해야 한다. 또한 이 문제를 출제한 교수에 대해 징계 등을 해야 하고 수험생에게 적정한 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5일부터 5일간 치러진 변호사 시험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모의시험 문제와 빼다 박을 정도로 유사한 문제가 출제되며 불거졌다.

법무부는 논란 직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문제은행 참여 사실을 공개하며 교수가 문제 제출 관련 서약을 사실상 어겼다고 해명한 뒤 곧장 변호사시험관리위원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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