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윤석열 찍어내기…40년 전 '박정희 vs YS' 연상

부마항쟁 10·26사태로 번진 'YS 제명'과 닮은꼴
김현철 “해임 땐 세상 바뀔 것”·진중권 “역사는 반복” 인용

박정희, 김영삼, 문재인, 윤석열. 매일신문DB 박정희, 김영삼, 문재인, 윤석열. 매일신문DB

청와대가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수순에 본격 돌입하면서 40여 년 전 터진 김영삼(YS) 당시 신민당 총재 제명 사건이 소환됐다. 이 파동은 1979년 9월 29일 집권당이던 민주공화당과 유신정우회가 김 총재를 제명한 사태다. 김 총재가 9월 26일 자 뉴욕 타임즈와의 기자회견 중 "미국은 박정희 정권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촉발됐다.

여당은 이 내용을 빌미삼아 10월 4일 국회에 징계동의안을 제출해 눈엣가시였던 김 총재의 의원직을 박탈했다. 10여 분만의 날치기였다. 이 사태는 부마항쟁을 불러 일으켰고, 10·26 사태로 이어져 유신 정권 종식의 촉매제가 됐다.

당시 상황과 윤 총장 사태는 몇 가지 점에서 닮은꼴이다. 먼저 정권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점이다. 김 총재는 역린 중 역린인 박 정권의 정통성을 거론했다. 윤 총장 역시 문재인 정부의 공약 1호인 '탈(脫)원전' 등을 정면으로 겨눴다. 윤 총장은 법원 판결로 업무에 복귀한 지난 2일 월성원전 1호기 수사를 직접 챙겼다. 직무정지 기간 중 대검이 대전지검의 구속영장 청구 의견을 '홀딩'했지만 영장 청구를 승인하면서 수사 지휘의 전면에 다시 섰다.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섰음에도 청와대가 강경 일변도로 가는 것도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추 장관을 대신해 징계위원장 역할을 해야 할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사의를 표명하자 하루 만에 이용구 변호사를 내정했다. 이 변호사는 등판하자마자 월성원전 의혹과 관련, 백운규 전 산업부장관 변호인을 맡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징계를 앞둔 가운데 윤 총장 측은 징계위원 명단 공개를 요구했으나 법무부는 사생활 때문에 안 된다고 거부하면서 양측은 '마주 보고 달리는 기차'가 됐다.

청와대가 전면전에 나서자 YS의 차남인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는 2일 페이스북을 통해 아버지 제명 사례를 거론했다. 그는 "과거 18년 유신 철권통치도 김영삼 총재를 우격다짐으로 국회에서 제명했다가 끝장난 것을 기억하시죠? 만약 당신이 윤 총장을 해임하는 순간부터 당신 뜻과는 달리 상당히 다른 세상으로 바뀔 것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임할 경우) 상상할 수 없는 불행하고 비참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각오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시간 뒤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나섰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총재 제명 사건을 보도한 신문의 1면 사진을 올리고, 여기에 독일 사상가 칼 마르크스의 명언을 덧붙였다.

내용은 '역사는 언제나 두 번 반복된다. 첫 번째는 비극으로, 두 번째는 희극으로'이다. 윤 총장 사태가 비극적이다 못해 정말 희극적이라는 독설로 읽힌다. 반복된다는 게 중요하지 비극이나 희극의 본질은 다를 것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윤 총장 징계는 오는 10일 이용구 차관 내정자의 주도 하에 열릴 예정이다. 징계위가 윤 총장 해임 또는 면직 등 중징계를 의결하면 문 대통령 재가를 거쳐 실행된다. 마르크스의 지적처럼 역사는 반복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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