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오르는 경북 부동산…포항·경산·구미도 '불장'

포항은 최근 3년간 신규물량 없었던데다 외부 투자자들 몰린 영향
경산은 대구 수성구 규제 강화의 '풍선효과' 두드러져
구미는 통합신공항 배후 도시로 아파트 분양권 사기도 잇따라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형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포항시 전경. 매일신문DB 경주시 강동면에 위치한 형산 꼭대기에서 바라본 포항시 전경. 매일신문DB

경북 중소도시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부동산 과열을 일컫는 이른바 '불장'이 펼쳐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 7월 말 시행된 임대차2법(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촉발된 전셋값 상승이 매맷값을 밀어올리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진데다 풍부한 유동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포항, 지진 이전 가격대 회복 넘어 신고가

2017년 지진 발생으로 30% 이상 곤두박질쳤던 포항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다. 대형건설사가 지은 5년 미만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급등하더니 최근에는 지진 발생 이전 가격대를 뛰어넘어 고점을 찍은 아파트가 적지 않다.

포항지역에선 지진 원인이 지열발전소 운영에 따른 촉발지진으로 밝혀지면서 아파트 시장이 신뢰를 얻은 게 가격 회복 기폭제가 됐다고 본다. 더욱이 지진 이후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던 점도 상승 요인이 됐다. 건설업계는 포항에 매년 3천가구의 신규 물량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남구의 경우 포항자이, 북구는 장성푸르지오를 선두로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포항자이 공급면적 99.13㎡의 경우 최근 6개월 사이 1억~2억원이 오른 4~5억원대를 호가한다.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새 아파트가 소비자들에게 공급되는 향후 3~4년간은 지속적으로 아파트값이 오를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가 늘지 않는 한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포항에 예정된 신규 아파트 분양물량은 2만4천가구에 달한다. 이들이 모두 건설되는 2024~2025년 무렵에는 미분양 사태, 기존 아파트 가격 하락이 꼬리를 물 수도 있다.

포항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8년부터 아파트 신규 공급이 끊긴데다 외지 투기세력들이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신축 아파트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는 공급과잉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경산, 대구 수성구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

경북 경산시는 인접한 대구 수성구의 조정대상지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로 수요자들이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수성구와 달리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대출 자격요건이 까다롭지 않다. 또한 취득세, 양도세 등 각종 세금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이 때문에 대구시와 경계지역인 경산 중산동, 대구도시철도 2호선 정평역과 임당역 부근의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지역은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고, 가격도 크게 오르지 않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지난 8월 금호산업이 하양택지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전용면적 59㎡의 1·2순위 일반공급(615가구) 청약률이 15.6%에 불과했으며 아직 상당수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전용면적 84㎡의 중산동 '펜타힐즈 더샵 1차와 2차' 의 최근 거래가격은 5억2천만~5억7천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천만~1억원 가량 오른 것이다.

아파트 거래량도 늘었다. 경산시에 따르면 올해 1~10월 아파트 실거래는 5천82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천733건)보다 23% 증가했다. 아파트 외 다른 부동산 거래건수는 오히려 17% 감소했다.

다만 원룸 등 다세대 주택들은 찬바람을 맞고 있다. 임대차 3법 개정으로 임대사업자가 30% 이상 줄었다. 다세대주택의 매매나 전세 매물도 거의 없다. 영남대 부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대학들이 비대면수업을 하고, 경산진량공단의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가뜩이나 원룸 공실이 많은 상황에서 더 위축됐다. 전세 매물은 거의 없고 월세로 대폭 전환하려고 해 임차인들의 월세 부담이 증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구미, 가격 급등하면서 분양권 전매 사기까지

구미는 경산과 마찬가지로 대구 수성구 규제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에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의 군위·의성 이전 확정 호재로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있다. 구미지역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분양이 저조했으나 지난해 연말부터 수도권 투자자들이 몰려들면서 프리미엄이 치솟았다.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에는 미분양이 700여 가구였지만 현재는 300여 가구로 줄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사기 사건도 잇달아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한다. 구미경찰서는 최근 아파트 분양권을 팔겠다고 속여 계약금을 챙긴 사기 사건 2건을 접수했다. 피해자들은 아파트 분양권을 싸게 팔겠다는 연락을 받고 각각 계약금 800만원, 1천만원을 송금했으나 연락이 끊겼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구미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이 군위·의성지역으로 확정되면서 구미가 배후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고, 대구 수성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당분간 구미지역 아파트 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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