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대구] 주말 유원지 천태만상 조명

1970년 10월 20일자 매일신문 7면에 실린 주말 유원지 행락객 천태만상 보도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10월 20일자 매일신문 7면에 실린 주말 유원지 행락객 천태만상 보도 기사. 매일신문 DB

날씨가 제법 쌀쌀해지니 가을임이 실감납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지면서 가까운 곳에라도 바람쐬로 나가고 싶은 분들 많으시죠? 사실 이 때가 단풍도 지기 일보직전이라 추워지기 전 마지막 가을을 즐기려는 분들이 많은 때이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단풍놀이를 자제해 달라고 안전 문자를 계속 보내고 있기도 하죠.

단풍놀이와 가을 행락철이 되면 늘 문제가 되는게 행락객들의 무질서입니다. 50년 전 매일신문을 살펴보니 당시 행락객들의 무질서한 모습은 '광란과 환장의 파티' 그 자체였습니다.

1970년 10월 20일 매일신문 7면 '山(산) 망치는 似以非登山客(사이비등산객)'이라는 기사를 살펴봅시다. 기사 첫머리부터 이렇게 시작합니다. '구르몽의 낙엽이 이제 막 가을의 채색을 서두르기 시작한 10월 세 번째 휴일인 18일 동화사를 비롯한 교외 유원지엔 갈대바람소리와 국화의 향기 대신 광란의 소음과 취객의 술내음으로 뒤덮이다 못해 주먹다짐에다 난동으로 모처럼의 가을산을 망쳐놨나 하면 경주·부산 고속버스는 초만원, 시내 극장가는 만원사례선전과는 달리 냉가슴을 앓았다'

내용을 더 살펴봅시다. 당시 4천여명의 행락객이 몰린 동화사 입구에는 대웅전 주변 숲속에서 20세 전후의 남녀들이 모여 술병을 기울이며 당시 유행하던 '고고춤'을 추면서 놀고 있었다 합니다. 심하게는 대웅전 문지방에 걸터앉아 불상을 향해 주정을 부리는가 하면, 금연 팻말에 기대서 담배를 피는 중년여성도 있었다 하니 당시 이를 보는 동화사 스님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상상이 갑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동촌유원지와 수성못은 방문객이 확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주말에는 여관이 장사가 잘 된다는 정보도 있네요. 극장도 '만원사례' 광고와는 달리 평소와 별다르지 않은 관람객이 들어왔다고 하구요.

요즘은 캠핑과 차박(차에서 하룻밤을 자는 캠핑 방식) 붐이 불면서 여기저기 차 세워놓고 텐트를 치는 경우가 많아 관광지 주변 주민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하네요. 가을을 즐기는 것은 좋지만 50년 전 동화사 앞처럼 광란의 난리부르스는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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