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도 부장검사 "추미애 감찰능력, 궁예 관심법 수준"

역사 속 궁예 "관심법으로 '역심(逆心) 품은 자' 색출"

KBS 드라마 '태조 왕건' 중 '궁예'를 연기한 배우 김영철 분, 추미애 법무부 장관. KBS, 연합뉴스 KBS 드라마 '태조 왕건' 중 '궁예'를 연기한 배우 김영철 분, 추미애 법무부 장관. KBS, 연합뉴스

지난 19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건의 사건(라임자산운용 로비 의혹 및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 씨와 장모 등 가족 사건)에 대한 윤석열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 비판 의견이 나오는 모습이다.

21일 정희도 청주지방검찰청 형사1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1기)가 검찰 내부망에 '총장님을 응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주목 받고 있다.

▶글 내용 가운데 추미애 장관의 감찰 능력에 대해 '궁예의 관심법 수준'이라고 풍자한 부분이 화제다.

'관심법'은 2000~2002년 방영돼 큰 인기를 얻은 KBS 대하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배우 김영철이 연기한 '궁예'가 자신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 초능력이다. 드라마에서 만들어낸 허구가 아니다. 고려사(미륵관심법)와 삼국사기(신통력)에 궁예가 이 능력을 언급했다는 기록이 있다.

한자어 觀(볼 관)과 心(마음 심)의 뜻 그대로 남의 생각을 읽는 능력을 말한다. 궁예가 정말로 그런 능력을 가졌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궁예는 후삼국시대 후고구려(이후 마진, 태봉)의 왕으로 있으면서 이를 통치에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궁예는 관심법으로 역심(逆心, 반역을 꾀하는 마음)을 품은 사람의 마음을 간파할 수 있다고 주장, 주로 정적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를 제거하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 매일신문DB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 매일신문DB

▶글에서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 총장이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을 맡아 일하던 당시를 언급하며 "대다수 검찰 구성원들이 당시 검찰총장(채동욱)과 윤석열 검사를 응원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총장은 사퇴했고 수사팀장인 총장님은 수년간 지방을 전전했다"고 했다.

이때를 회고한 이유로 "2019년 총장님(윤석열)은 현 정권 실세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하고, 그 이후 현 집권 세력들로부터 계속해 공격을 받고 있다. 나는 그런 총장님을 보며 다시 한번 2013년을 떠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에 대해 "3일 만에 소위 '검찰총장이 사건을 뭉갰다'는 의혹을 확인하는 '궁예의 관심법 수준' 감찰 능력에 놀랐고, 이후 전 서울남부지검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 다시 수사지휘권이 행사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님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수사지휘권의 행사는 결국 총장님을 공격해 또 다시 총장직 사퇴라는 결과를 의도하는 정치적인 행위로 의심 받을 수 있는 일"이라고 세간에서 추정되고 있기도 한 배경을 짚었다.

이어 "진정한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앞으로는 현역 정치인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가지게 됐다"고 추미애 장관을 '저격'하는 맥락의 표현도 했다.

아울러 "법이 정하고 있는 '검찰사무의 총괄자'는 검찰총장이고, 대다수 검찰 구성원 역시 법무부 장관이나 실세 간부들이 아닌 총장을 검찰사무의 총괄자로 믿고 따르고 있다. 총장이 수사를 통해 보여준 결기, 강직함을 잃지 않는 한 저를 비롯한 많은 검찰 구성원들이 총장님을 믿고 따를 것"이라며 윤석열 총장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 다른 검찰 구성원들에게 호소도 하는 뉘앙스의 언급을 했다.

▶정희도 부장검사는 앞서 대검찰청 감찰2과장으로 일하다 지난 1월 인사, 즉 추미애 장관의 취임 직후 인사에서 청주지검으로 이동, '좌천'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주지검으로 가는 인사가 나오기 직전이었으며 고위간부 인사는 발표된(2020년 1월 8일) 상황이었던 지난 1월 13일 정희도 당시 대검 감찰2과장은 검찰 내부망에 '법무부 장관님께'라는 글을 올려 추미애 장관의 인사에 대해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이번 인사는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는 생각이 든다. '정치검사 시즌2'를 양산하고 시곗바늘을 되돌려 다시 검찰을 '정권의 시녀'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열흘 뒤인 1월 23일 발표된 중간간부 인사에서 청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발령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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