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낮춰도…장애인에게 여전히 외면받는 ‘저상버스’

리프트 고장, 다른 승객들 눈총 등 장애인 이용 활성화 걸림돌
저상버스 예약 시스템 등 장애인 불편 줄이는 대안 도입 주장

"버스가 저를 못 보고 그냥 지나칠 때가 많아요. 버스가 오기 전부터 손을 흔들어야 합니다." 13일 오후 대구 동구의 버스정류장에서 이민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이 저상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신중언 기자

대구시가 저상버스를 도입한 2004년 이후 16년이 흘렀다. 그러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이동권 개선은 요원한 이야기다. 탑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과 함께 일부 시민의 따가운 시선까지 더해지다 보니 이용을 꺼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구시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37%. 전국 보급률(28.4%)을 웃돌지만 장애인들에게는 불만족스럽다. 버스 3대 중 1대꼴이지만 배차시간을 10분으로 잡아도 이들에게는 30분이나 된다. 잦은 리프트 고장도 저장버스 탑승의 난제다. 리프트가 고장난 버스가 오면 하염없이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한다.

일부 승객들의 눈총도 저상버스 이용의 심리적 장벽을 높이고 있다. 리프트를 내리고 휠체어를 버스에 고정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3~4분. 인도 턱이 높거나 장애물이 있는 경우에는 리프트 높이를 맞추기 위해 몇 번씩 작동을 반복해야 해 시간은 더 길어진다. 이럴 경우 짜증을 내는 승객도 일부 있다. 장애인들의 심리적 압박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저상버스를 탈 때마다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은 장애인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는 주된 이유다. 자신들이 시내버스에 타는 것 자체가 타인에게 피해가 된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했다. 결국 주요 이동수단인 전동휠체어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저상버스 대신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교통약자 전용 콜택시 '나드리콜'이 있지만 이마저도 기약 없는 배차시간과 높은 비용으로 이용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부를 때마다 3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건 기본이고 피크 때는 2시간 이상 기다리는 게 다반사라는 것.

장애인들의 저상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선 버스 탑승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을 최소화하는 게 급선무라고 주장한다. 이들이 제안하는 가장 대표적인 대안은 '저상버스 예약 시스템'이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한 이용자가 앱이나 전화로 탑승 희망 노선 버스를 예약하는 것이다. 예약이 접수되면 운행 중인 버스기사의 단말기에 실시간으로 예약이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이민호 다릿돌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팀장은 "버스기사는 교통약자가 있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어 못 보고 지나칠 우려도 없고 사전에 안전한 탑승을 위한 준비도 할 수 있다"며 "서울시와 부산시가 지난해부터 교통약자를 대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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