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대구] 화장실있던 2층 고속버스 기억하시나요

1971년 추석, 대구역 터미널에서 기차 타는 추석 귀성객들. 매일신문 DB 1971년 추석, 대구역 터미널에서 기차 타는 추석 귀성객들. 매일신문 DB

무서운 전염병이 명절 풍경까지 바꿔놓게 됐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비대면 명절'을 당부하면서 고향에 가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음식 안 해도 되고 좋다"는 부모님의 웃음 뒤에 쓸쓸하게 보내실 추석을 생각하면 마음 한켠이 시리실겁니다.

챙겨드리고픈 마음에 이것저것 보내는 선물이 늘면서 올해는 택배 물량이 30%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50년 전에도 고마운 마음을 선물로 전하려는 것은 똑같았습니다.

1970년 추석은 9월 15일이었는데요, 추석을 앞두고 나온 매일신문에 실린 광고들을 통해 당시 인기있었던 명절 선물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았던 광고는 단연 설탕과 조미료였습니다. 60년대부터 최고의 명절선물로 인기를 얻었던 품목으로 먹고 살기 힘들었던 당시 상황에서 반가운 선물이었다고 합니다.

50년대에는 쌀이나 달걀,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을 주고 받다가 형편이 나아진 60년대와 70년대에는 '맛'을 추구하면서 설탕이나 조미료를 주고 받게 된겁니다.

지금도 조미료의 대명사로 불리는 '미원'과 CJ로 사명이 변경된 제일제당의 '백설표 설탕', 마찬가지로 제일제당에서 출시했지만 2인자로 머물다 사라진 조미료 '미풍'의 광고도 보입니다.

백설표 설탕 광고 문구처럼 이런 선물들은 실용성은 물론 품위까지 갖추기 위해 포장을 고급스럽게 했다는 것이 보여집니다.

가격은 600~3천원 정도인데, 소비자물가지수기준 화폐가치를 환산해보면 현재 약 1만3천~6만5천원 수준입니다.

 

제일 위쪽 사진처럼 기차를 타고 고향을 가는 사람도 많았지만, 70년 7월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고속버스도 처음 등장했죠.

당시에는 해외에서 중고버스를 수입해 고속버스로 활용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은 '그레이하운드'였습니다. '개그린버스' 즉 '개가 그려진 버스'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했다네요.

일부 모델은 2층 버스라서 많은 사람의 기억에 더 남았을 텐데요, 광고 속 모델은 단층 버스네요.

무엇보다 놀라운 사실은 버스 내부에 화장실이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번에 가는 거리가 길어야 400~500㎞지만 그레이하운드 버스가 만들어진 미국은 사정이 다르죠. 밤을 넘겨가며 이동하기도 할 정도로 고속버스 안에서 장시간을 보내야하는 경우들이 있다보니 화장실까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레이하운드라는 이름은 버스 모델명이 아니라 버스회사의 이름인데요, 이 버스는 1950년대에 'GM PD-4501 시니크루저'라는 모델로 미국에서 1천1대 생산됐고, 그 중 일부가 70년대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된겁니다.

레트로가 유행하고 있는 요즘 다시 운행한다면 엄청 난 인기를 끌 것 같은 외형이지만, 아쉽게도 1980년대 모두 폐기 처분되고 추억 속에만 남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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