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대구] 2020년엔 코로나, 1970년엔 콜레라

1970년 8월 14일 매일신문 1면에 '경남 창녕군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밀양군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매일신문 DB 1970년 8월 14일 매일신문 1면에 '경남 창녕군에서 발생한 콜레라가 밀양군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실렸다. 매일신문 DB

코로나19가 수 개월째 맹위를 떨치고 있는 중입니다. 전염병은 늘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 왔지만 근래 들어 가장 '징한' 전염병이 아닐까 싶습니다.

2020년에는 코로나가 사람을 괴롭혔지만 1970년에는 콜레라가 사람을 잡고 다녔습니다. 1970년 8월 14일자 매일신문은 1면, 3면, 7면에 경남 창녕군을 비롯한 경남지역 콜레라 발생 소식을 크게 보도했습니다. 1면에는 콜레라 확산 현황을 정리했고, 3면에는 발생 원인과 문제점, 7면에는 발생 지역 현장 스케치 기사가 실렸습니다.

1970년 8월 14일 매일신문 3면에 실린 콜레라 발생 원인과 방역 문제점을 짚은 기사. 매일신문 DB 1970년 8월 14일 매일신문 3면에 실린 콜레라 발생 원인과 방역 문제점을 짚은 기사. 매일신문 DB

3면과 7면 기사에 따르면 콜레라는 그 해 8월 5일 경남 창녕군의 한 마을 초상집에서 돼지고기를 먹은 150여명 중 52명에게서 집단으로 발병해 경남 각 지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하필 이 때 초상을 치른 대상인 박 모 할머니 또한 장에서 사온 간고등어를 구워먹은 뒤 자다가 심한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다 숨졌다고 합니다. 7면 기사는 "숨진 박 모 할머니의 집기와 배설물이 없어 현 환자의 배설물에서 검출된 균과 동질여부를 가려낼 수 없기 때문에 발병 원인을 캐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970년 8월 14일 7면은 콜레라 관련 기사들로 꽉 채워져 있다. 매일신문 DB 1970년 8월 14일 7면은 콜레라 관련 기사들로 꽉 채워져 있다. 매일신문 DB

이 때의 콜레라 균은 12일 하룻동안만 40명의 감염자와 3명의 사망자를 냈으며 13일까지 약 1주일동안 7명이 숨지고 103명이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했습니다. 게다가 창녕 뿐만 아니라 밀양, 부산, 의령, 심지어 통영에서까지 콜레라가 검출됐다고 하니 당시 콜레라는 코로나19 만큼의 무서운 전염력을 보여줬었네요.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경남지역 의사에 총동원령을 내려 방역과 백신 접종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매일신문은 "이 콜레라가 예전과 달리 해안이 아닌 내륙에서 발생, 해안가 방역에만 집중하던 정부의 방역정책에 허를 찌르고 나타났다"고 분석·비판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콜레라가 발병했다는 이야기는 거의 듣기 힘들지만 또 다른 전염병인 코로나19에 다들 시달리고 있어서 '전염병은 인류와 함께 갈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의문 섞인 푸념을 늘어놓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기사를 읽으시는 독자분들 모두 건강 꼭 잘 지키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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