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역보복 '또 시작?'…조선·수산 타깃 가능성

강제징용 日기업 자산매각 대응책…즉각 보복은 어렵다는 전망도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박재근 한양대 교수가 29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4일 일제 강제징용 가해 기업의 국내 자산 압류를 위한 우리 법원의 압류명령 절차가 개시됨에 따라, 일본이 추가로 어떤 '무역 보복' 조치를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론 실제 가해 일본 기업의 자산 매각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법원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포항지원이 지난 6월 포스코와 일본제철(옛 신일철주금)의 합작사인 PNR에 대해 내린 주식압류 명령의 공시송달 효력이 4일 0시부터 발생했다.

공시송달은 소송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거나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할 경우 법원 게시판이나 관보 등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대법원은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10월30일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 4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 청구 재상고심에서 1억원씩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일본제철은 이 판결을 수용하지 않았다.

이후 원고 측은 같은 해 12월에 일본제철이 보유한 PNR 주식 압류를 신청했고,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해 1월 손해배상 채권액에 해당하는 8만1075주의 압류를 결정했다. 만일 PNR이 11일 0시까지 항고하지 않으면 주식압류명령이 확정된다.

PNR은 이와 관련 즉시 항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PNR의 항고 여부과 상관 없이 압류자산의 매각과 현금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공시송달 효과 발생과 별도로 매각명령 집행 사건을 진행하고 있어 매각 명령이 나와도 공시송달 절차를 다시 해야 한다.

문제는 일본 정부가 이번 절차를 계기로 또 한 번의 '무역 보복'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는 것이다. 일본은 지난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정에 사용되는 핵심소재 3개 품목(고순도 불화수소·포토 레지스트·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명단)에서 빼는 조치를 단행했다.

일본은 자국 기업 자산의 매각에 대비해 또다시 강경 대응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지난 1일 "모든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도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응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부터 추가 조치에 대해 준비했다"면서 "일본의 추가 조치가 어느 분야에서 이뤄질지는 예단할 수 없고 일본의 발표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이 취할 수 있는 무역·통상 분야 추가 보복 조치로는 우리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에 대한 WTO 분쟁 절차 본격화, 수산물 수입에 대해 수입물량을 직접 규율하는 수입쿼터제 적용, 수출금융 제재 강화 등이 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일본이 '2차 보복'에 섣불리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자산매각이 실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공시송달 효과가 발생하는 것만으로 무역 보복 조치를 벌인다는 것은 정당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일제의 강제 징용에 대한 문제는 법적 문제일 뿐만아니라, 외교·정치적 문제의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 한일 양국의 갈등과 대립보다 '지혜'가 필요한 사안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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