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대구 역사 겉핥기 '10분 대구공립박물관'?

"박물관 맞나"…대구 공립박물관 운영 부실
시설 공간 부족·노후화 등 오랜 문제…“시립박물관 건립 시급”
“체계적인 대구 역사 연구와 전시, 교육 가능한 종합 박물관 마련 서둘러야”

대구 달성공원 내 위치한 대구향토역사관이 관람객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대구 달성공원 내 위치한 대구향토역사관이 관람객이 거의 없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msnet.co.kr

15일 오전 11시쯤 대구 중구 달성공원 내 향토역사관. 청동기 시대부터 2·28 민주운동까지 전반적인 대구의 역사를 담은 1층 전시실을 모두 둘러보는 데 10분 남짓 걸렸다. 수 천년의 역사를 담아내기에 전시실 공간은 터무니없이 협소했고, 소장 자료도 손으로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역사관 앞에서 만난 최규진(55) 씨는 "역사관이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지 이미 오래"라며 "매번 똑같은 내용은 물론 기획 전시도 없어 역사관을 방치해둔 거나 다름 없을 정도"라고 했다.

대구의 공립박물관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공립박물관의 시설 노후화와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운영이 부실한 등 대구사(史)를 제대로 고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시에 등록된 공립박물관은 ▷대구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 ▷방짜유기 박물관 ▷대구약령시한의학박물관 ▷섬유박물관 ▷국채보상기념관 등 모두 6곳이다. 근대역사관, 향토역사관, 방짜유기 박물관은 대구시 직영, 나머지는 민간위탁으로 운영 중이다.

지난달 30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2019년 공립박물관 평가 인증'에서 대구근대역사관과 향토역사관은 시설, 조직, 운영 부분에서 낙제점을 받아 문체부의 인증을 받지도 못했다.

이를 두고 박물관 직원들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학예사 등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연구, 전시와 관리가 어려웠을 뿐 아니라 경직된 예산 집행으로 환경 개선도 어려워 시설이 199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대구의 6개 공립박물관에서 근무하는 직원 41명 중 학예 연구사는 단 2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대구를 대표하는, 제대로 된 시립박물관 건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공립박물관별로 흩어져 있거나 중복된 기능을 모아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는 전문 인력도 뽑아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대구경북연구원도 2018년 발표한 '대구시립박물관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보고서를 통해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대구 역사 조명·연구와 전시, 교육이 가능한 종합 박물관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올해부터 콘텐츠 발굴 등 시립박물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며 "하반기에 자문위를 구성해 구체적인 부지 선정과 콘텐츠 방향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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