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세계 각국 '코로나19 대응'…국산화 따른 무역 감소 우려도

BBC 진단…'팬데믹 원흉은 세계화' 공감대, 생산기지 본국회귀 가속 우려도
"고립주의 확산에 교육·관광 등 국제교류업 위축 전망, 세계화 위험요소에 대처해야"

BBC, '코로나19, 세계화 역행시키나?' 보도
BBC, '코로나19, 세계화 역행시키나?' 보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발병 약 3개월 만에 전 세계 확진자 수가 100만 명을 넘기며 곳곳에서 금융 불안, 대량 실업 등 경제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활발하던 세계화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원인으로 지목되는가 하면, 한동안 경기 회복을 목표로 보호주의가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들고 있다.

최근 영국 BBC 방송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화라는 흐름이 뒤집힐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코로나19로 단 3개월 만에 세계적 보건, 경제 위기가 지구촌을 장악한 것은 지난 20여년 간 진행된 세계화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BBC는 이번 사태에 세계 경제가 즉각적으로 타격입은 이유에 대해 "세계화 결과 국가끼리 전례 없이 서로에게 강하게 의존한 영향"이라 지적했다.

앞서 국제 생산기지인 중국이 코로나19로 마비되자 그로부터 물품을 조달받던 국가들이 일제히 수급 곤란을 겪었다. 중국의 영향력과 국제 교류 규모가 커지면서 팬데믹 영향이 더욱 극심하게 미쳤다는 것이다.

베아타 야보르치크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수석 경제학자는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 사태가 발생한 2003년에는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의 4%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그 4배인 16%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일은 전 세계에 그만큼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세계화 전문가인 이언 골딘 교수도 "세계화로 각종 리스크(위험 요소)가 증폭됐다. 리스크야말로 세계화의 취약점"이라고 지적했다.

칠레 산티아고 시장에서 2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스노클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칠레 산티아고 시장에서 2일(현지시간) 한 주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용 스노클 마스크를 쓴 채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런 부작용 때문에 이번 사태 이후 보호주의 등 세계화 반대 움직임이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런던경영대학원(LBS) 리처드 포르테스 경제학 교수는 무역 부문을 사례로 제시하며 "코로나19로 공급사슬이 훼손되자, 사람들은 더 비용을 더 지불하고서라도 국내 공급자들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면서 "이번에 인식한 리스크 때문에 국내 공급자를 찾으면 그 공급자들을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야보르치크 역시 비슷한 이유로 서방의 제조업체들이 해외 생산기지를 자국으로 옮겨오는 '리쇼어링'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리쇼어링은 확실성을 가져온다"며 "국가 무역 정책을 고려하지 않아도 되고, 공급자를 다변화할 기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고립주의가 강화한다면 유학생 대상 교육, 외국인 대상 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서 타격이 예상된다고 BBC는 지적했다. 이들 산업은 사람과 정보가 활발히 교류할 때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BBC는 세계화 흐름의 전망보다도 이번 사태로 드러난 세계화의 위험 요소를 각국이 인지하고 대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국제 공조가 필수지만, 현재 국제사회에는 이럴 때 필요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도 내놨다.

포르테스 교수는 "2009년 런던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은 1조 달러(약 1천230조원) 출연이라는 합의 도출을 위해 협력했다"며 "지금은 G20에 리더십이 안 보이며,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모습을 감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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