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방역' 명백한 지침 없이…일상·경제활동 복귀?

대구시 6일부터 전환 검토…사회적 거리두기로 경기 둔화
사태 장기화 국민 피로감 극심…정부 "곧 합의기구 권고안 배포"
해외 유입 등 신규확진 잇따라…일부는 '아직 시기상조' 지적도

콜센터 등 밀집된 사무공간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달서지사 민원실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콜센터 등 밀집된 사무공간에서 코로나19 소규모 집단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로 국민건강보험공단 달서지사 민원실에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투명 칸막이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코로나19 사태가 두 달째를 맞으면서 정부가 이른바 '생활방역체계' 전환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온 국민의 피로도가 높아진 시점에서 일상과 방역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와 관련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일 "생활방역체계 전환과 관련한 상세 지침 개발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고,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도 "대구시 차원의 논의를 거쳐 생활방역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시민사회에서는 '도대체 생활방역이 무엇이냐'는 의문이 나온다. 아직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명확한 지침을 내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해외에서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상황 속에서 방역 지침의 기본이었던 '사회적 거리두기'를 중단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다.

◆명확한 지침 없어 혼란만 가중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방역 효과가 크지만,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사회적 피로도가 높아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와의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이어가면서도 방역대책은 유지해 나가자는 게 생활방역 체계의 핵심이다.

그러나 여전히 국민들은 '생활 방역'이라는 용어조차 생소해하는 상황이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지침은 '다중이용시설에서는 1~2m 거리두기'나 '출·퇴근 후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등 대부분 사회적 거리 두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원론적인 내용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생활방역 지침은 교과서적 내용보다는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지킬 수 있는 구체적인 수준으로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령 마스크는 언제 써야 하고 언제는 벗어도 괜찮은지, 대중교통에서는 어떤 위생조치를 해야 하는지 등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도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생활방역의 목표는 생활습관처럼 일상생활 속에서 손쉽게 지킬 수 있는 구체적 지침을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들어 관습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방역당국은 이번 주 안에 전문가와 시민사회 대표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해 생활 방역의 핵심 지침과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의학·방역 전문가와 노·사·시민사회 대표가 참여하는 합의기구를 만들어 권고안 형태의 지침을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지침에는 개인 위생수칙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수칙을 비롯, 대상·장소·상황 별 세부 지침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젊은층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대구 중구 로데오 거리가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다수의 청년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으며,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모습도 보였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젊은층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9일 새벽 대구 중구 로데오 거리가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다수의 청년들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았으며, 술집에 들어가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선 모습도 보였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 전환 시기 논란도 여전

그러나 정부는 아직 전환 시점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애초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5일까지 하기로 했지만, 해외 유입을 비롯한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서 고민이 깊어진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1일 브리핑에서 "단순 확진자 수만 놓고 전환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 방역망 내에서 관리하는 확진자인지, 감염 경로가 파악되는지 등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전환 시점을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지침과 별도로 이미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을 발표하는 지자체가 나오고 있다.

경상남도는 오는 5일부터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한다고 1일 밝혔고, 같은 날 대구시도 6일부터 생활방역 전환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전국에서 가장 극심한 피해가 발생한 대구에는 이미 한 달 넘게 일상 마비 사태가 이어졌다. 시민사회의 피로감이 높아 일상 복귀를 무한정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등 고위험군 시설을 제외한 일반 시민 확진자가 한 자릿수로 줄었다는 점도 대구 생활방역 전환에 긍정적 신호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0시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60명 가운데 일반시민 감염은 '0'명(질병관리본부 통계 기준)이었다. 또 30일도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4명 중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는 1명뿐이었다. 1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20명 중에서도 고위험군 시설 감염이 12명으로, 일반 시민은 한 자릿수를 유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산발적 집단감염이 있고, 해외 유입 환자도 늘어나는 상황에서 생활방역으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1일 브리핑을 통해 "상황이 절대 녹록지 않다. 해외 유입은 물론 병원과 종교시설 등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지속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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