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류 재활용 의혹' 삼화식품 전 간부, 보상 요구 정황

경영진 가족에 "언론 보도 무마"…일부 직원 회유 허위 진술 부탁
간부 "거짓말·보상 요구 안 해"

삼화식품의 장류 재활용 의혹 증거로 사용됐던 동영상을 찍은 D(63) 씨가 최근 대구경찰청에 제출한 진술서. 그는 삼화식품의 장류 재활용 의혹 증거로 사용됐던 동영상을 찍은 D(63) 씨가 최근 대구경찰청에 제출한 진술서. 그는 "갑질 간부가 시간외근로를 시켜 악감정에 동영상을 찍긴 했지만 반품 간장을 폐기하는 과정이지 재활용 처리하는 과정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D씨 제공

반품 장류를 재활용한 의혹을 받는 삼화식품(매일신문 1월 24일 자 8면) 전직 간부 A(53) 씨가 회사 경영진의 가족을 찾아 언론 보도를 막아주는 조건으로 막대한 보상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A씨가 일부 직원을 회유해 거짓진술을 하게 하는 등 회사를 의도적으로 곤경에 빠트렸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사건이 새 국면을 맞았다.

매일신문이 1일 단독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29일 삼화식품 대표의 부인 B(77) 씨에게 접촉해 "노조 간부 8명을 내가 다 구워 삶았다. 기자들도 내가 국수를 삶았어. 그런 작업 때는 확실한 보상이 따라야…그거 안 해주면 저는 시작 못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주에 불 안 끄면 KBS에 나오고, MBC PD수첩 나오면, 잘못하면 (회사) 문 닫는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삼화식품의 장류 재활용 논란은 지난 1월 일부 직원의 제보로 시작됐다. 이들은 언론과 경찰에 확인서와 증거물을 제출하고, 회사가 반품 장류를 새 제품과 섞어서 시중에 유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진술이 A씨의 사주를 받아 허위로 한 것이라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삼화식품 직원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입사한 A씨가 일부 직원에게 갑질을 일삼은 다른 간부 C(68) 씨를 몰아내겠다고 약속하며 경찰에 허위진술을 부탁했다. 재활용 의혹을 받은 동영상도 반품된 간장을 폐기 처분하는 과정이지 재활용이 아니라는 게 동영상을 찍은 직원의 얘기다.

문제의 동영상을 찍은 직원 D(63) 씨는 "많은 직원이 C씨 때문에 고통을 받아 A씨의 약속을 진심으로 믿었다"며 "동영상이 사실과 다르게 왜곡되는 것을 보고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경찰 진술 당시에도 A씨가 바로 옆에 있어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A씨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미 지난 1월 퇴사했다. 노조 설립을 도와준 것은 맞지만, 직원들에게 거짓진술을 시키거나 보상을 요구했던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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