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주번개시장 공모서류 허위조작, 부풀리기 점입가경

“국가 기관 상대로 사기 행각 벌인 샘”

영주시가 매입한 주차타워 부지와 신영주번개시장 현황도. 영주시가 공모서류에 기재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마경대 기자 영주시가 매입한 주차타워 부지와 신영주번개시장 현황도. 영주시가 공모서류에 기재한 내용과는 거리가 멀다. 마경대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공모사업에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면서 허위공문서 작성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실시한 시장활성화 공모사업에 경북 영주시가 제출한 신청서에는 인근 주민 등 이해관계자의 동의가 없고 일반현황까지 허위(매일신문 11월 27일자 8면 등) 기재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신영주번개시장 주차장 사업, 어떻게 추진됐나

지난 2015년 영주시는 전통시장 경기 활성화를 위해 시비 20억원, 국비 30억원(지특회계) 등 50억원을 들여 선비로 79번길 54(휴천동) 일대 2천972㎡를 사들인 뒤 신영주번개시장 주차장(부지 매입, 주차장 조성, 가로등과 CCTV 등 기반시설) 건설을 추진했다. 인근 주민들과 상인들의 주차장 건설 요구도 없었지만 시는 일방적으로 2015년 11월 사전컨설팅을 실시했고 2015년 12월 30일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2016년 1월 착공해 2018년 8월 완공하려던 사업은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예산도 확보하지 않고 행정이 무리하게 주도한 이 사업은 2017년 중기부 공모사업을 신청하면서 노면 주차장에서 주차타워 사업으로 전면 수정됐고, 의회에 추경 예산을 요구하면서 공사비는 50억원에서 106억원으로 2배가 넘게 늘었다.

그런데도 영주시는 사업 배경을 꽁꽁 숨기고 있다. 특정인의 땅을 팔아주기 위해 시작됐다는 의혹 제기에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시는 지난달 14일 홍보성 보도자료를 내고 "신영주번개시장 주차타워 건립은 전통시장 주차환경 개선사업으로, 2017년 정부 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된 것"이라며 "국비 54억원, 시비 52억원 등 106억원을 들여 186대를 주차할 수 있는 2층 3단 구조의 주차타워로 조성된다"고 밝혔다.

영주시 주장대로라면 2017년 이전에는 주차장 사업이 없었다는 것이다. 지역에선 영주시가 2015년 이전부터 추진된 주차장 조성사업을 굳이 숨기려하는 이유 ▷주택가 이면도로에 주민들과 상인 대부분이 원하지도 않는 주차장 사업이 시작된 까닭 ▷사업계획 변경 과정에서 주민 동의가 빠진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허위조작 점입가경

영주시가 중기부 공모사업을 신청하면서 허위 서류를 제출해 말썽을 빚자 중기부는 지난 4일 현장조사단을 신영주번개시장으로 보내 현장 실사를 벌였다.

중기부 공모 신청서류에는 신영주번개시장과 주차타워 부지 사이에 있는 종합시장 지하 1층에 2천526㎡의 주차공간(80~90대 규모)이 있다는 사실이 빠져있고, 1층 상가뿐인 신영주번개시장을 지상 2층 건축연면적 1만7천195㎡(실제 3천㎡)으로 부풀렸다. 시장 이용 가능인구를 12만명(영주시·봉화군·예천군 인구 10만5천327명), 일별 이용객을 장날(5·10일) 600여 명과 상설 500여 명으로 뻥튀기했다. 주차타워 부지에서 신영주번개시장까지 거리는 실제 200m가 넘지만 0m로 축소했다.

신영주번개시장 시설 자문용역에서 상점 50개, 상인 50명, 종업원 15명, 노점 5명 등으로 나타났지만 중기부 공모 서류에는 점포 103개, 자영업 종사자 86명, 상용종사자 15명, 기타 노점상 4명 등 105명으로 써냈다.

중기부 모집공고에 '시장 경계로부터 100m 내에 위치한 주차장 활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는만큼 영주시는 공모 대상도 아니었다.

◆주민 동의서까지 조작

공모 신청서에는 상점가와 주차환경 개선사업의 이해관계자(점주, 상인, 주차장·진입로 인접 주민 등)에게 사업 개요(주차장 위치, 대지면적, 주차면수, 총 예산)를 알린 뒤 협조를 구하는 동의를 받아 첨부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영주시가 중기부에 제출한 이해관계자 동의서에는 영주시가 매입한 토지 지주들과 주차장 부지에서 200여m 떨어진 시장 상인들만 포함돼 있을 뿐 정작 주차타워를 둘러싸고 있는 주택가 주민은 단 한 명도 포함돼 있지 않다.

주민들은 "아무도 원하지 않는 사업을 추진한 영주시가 불협화음과 갖가지 의혹이 제기 되자 슬그머니 계획을 변경했고,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 실정에도 맞지 않는 주차타워 사업을 추진해 혈세만 낭비하고 있다"며 "영주시가 국가기관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 것이나 다름없다. 공모사업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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