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예쁜 옷도 사놨지"…이 총리 만난 가족들 오열

이낙연 총리 "마지막 실종자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 다할 것"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과 면담한 뒤 오열하는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과 면담한 뒤 오열하는 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독도 해상 헬기 추락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사고 발생 열흘 째인 9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만나 "마지막 실종자를 찾을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리는 "가용한 자원을 모두 동원해 절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모두 찾을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9시 20분 대구 강서소방서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을 찾아 피해자 가족들을 면담하고 "가용한 자원·인력을 최대한 동원하겠다. 가능하다면 민간 잠수사의 힘도 빌리겠다"면서 "수색범위 넓히고 이에 맞는 인력과 장비를 투입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면담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면담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피해자 가족들은 이 총리를 향해 정부의 부실한 초동 대응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마지막 남을 실종자까지 찾아줄 것을 호소했다. 발언하는 중 곳곳에서 오열이 터져나왔으며 목이 메여 말을 잇지 못하는 가족도 있었다.

실종자 박단비 구조대원의 아버지는 "많은 장비와 인력이 투입됐지만 시간만 흐르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다"며 "수중 수색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상 악화과 장비 수리 등으로 연속 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애가 탄다"고 밝혔다.

이어 "광양함이 사고 7일차에 투입된 점 너무나 아쉽다. 추가 투입할 함정이 없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라며 "헬기 동체는 바지선으로 이동했어야 하는데 청해진함으로 포항까지 이동한 후 다시 수색에 투입했다"면서 정부 대응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 초기 더 많은 장비와 인력을 일시에 투입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번 수습 과정 대응 보며 현 정부에 걸었던 기대마저 무너졌다"며 "지금이라도 수중 해저면을 직접 탐색할 수 있는 첨단 장비를 모두 투입하고 수색 범위 확대하고 인력 극대화해 수색해달라"고 당부했다.

실종자인 선원 박기동 씨의 가족은 "정부가 처음부터 우리 입장에서 대응해 준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 가족들을 동산병원에 대기시켜 DNA 검사를 시키더니 책임자 한 분 오지 않았다"며 "총리님께 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받지 못했고 총리실에서도 전화번호를 모른다며 연결해주지 않았다. 유가족을 위한 마음이 있으신가"라고 토로했다.

이에 이 총리는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가족분들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분명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시정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늑장부리거나 소극적 대처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구조와 수색에 대해 점검, 보완해왔지만 이번에 제가 모든 것을 재점검하겠다. 보완할 것은 보완하고 소홀한 부분을 찾아내서 챙기겠다"며 "머지 않은 시기에 다시 가족들을 뵈러 오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과 면담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이낙연 국무총리가 9일 대구 강서소방서를 찾아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실종자 가족과 면담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피해자 가족들은 피해자들에 대한 그리움을 눈물로 털어놨다. 안타까운 사연에 자리에 함께한 동료 대원들도 눈물을 흘렸다.

배 대원의 아내는 "사고 당일 연락 받았을 땐 남편이 다른 이를 구조해 돌아올거라 확신했지만 4명의 실종자 흔적도 못 찾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찢어진다"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 전부인 남편을 차가운 바다에 두고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조차 미안하다. 남편을 가족 품으로 돌려 달라"고 호소했다.

박 대원의 어머니는 "내 딸은 나라에서 하라는 대로 다 했다. 내 딸이 당연히 살아있을 거라 믿고 예쁜 옷을 하나 사왔다. 그러나 이젠 우리 딸 시신이라도 건져주시기를 바랄 뿐"이라며 "내가 우리 딸에게 얼마나 의지를 하고 살았는지 모른다. 딸이 아줌마가 될 때까지 재미나게 살고 싶었는데 그런 딸이 제게 없다"고 오열했다.

또 그는 "제가 여기 있으며 높으신 분 하는 말을 다 믿었지만 하루하루 절망했고 나는 이제 다 믿을 수 없다. 그래서 총리님만을 기다렸다. 이제 오신 게 원망스럽기도 하지만 총리님만 믿겠다. 우리 딸을 찾아주시라"며 간곡히 부탁했다.

실종자 김종필 기장의 아들은 "비록 몸은 저희와 멀리 떨어져있었지만 저희 가족에게는 든든한 아빠였다. 이번 달에 아빠가 저희를 만나러 온다고 약속했다. 저희 가족은 아빠가 그 약속을 지켜주시리라 믿는다"고 울먹였다.

故 서정용 정비사의 형은 "희생자의 어린 아들·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아빠의 빨간색 근무복을 제발 불태워서 없애달라'고. 자라나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그 아이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동생은 10여년 군복무 마치고 국가를 위해 일하고 싶어 소방청에서 일했다. 그렇게 바빠서 아버님 기일에도 참석을 못하는 동생이 사고 전 내게 전화해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이젠 그 이유를 들을 수도 없다"고 했다.

현재까지 수색당국은 故 이종후(39) 부기장과 故 서정용(45) 정비실장, 선원 故 윤모(50) 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기장 김종필 씨(46), 구조대원 박단비 씨(29·여)와 배혁 씨(31), 선원 박기동 씨(46)의 생사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영상 | 이남영 lny0104@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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