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근로자 코로나 검사 행정명령···실효성 있나?

대구 미등록자만 1만여명 추정…불법체류 들통에 꺼릴 가능성
일주일 만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마치기엔 시일이 촉박

지난해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해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 다목적체육관 주차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외국인 근로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모습. 매일신문 DB

대구시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린 것과 관련해 실효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는 지난 22일 외국인 노동자가 2인 이상 근무하는 경우 진단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다음달 1일까지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기도 남양주시 플라스틱 공장 외국인 노동자 사이에서 코로나19가 집단 발병한 여파 때문이다. 행정명령에 따라 진단검사를 받으려면 외국인 등록증을 지참해야 한다.

그러나 외국인 등록증이 없는 이주 노동자도 많은데다 이들은 추방에 대한 두려움 탓에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한 보건소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기초역학조사서를 작성해야만 무료로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대구시는 불법체류 여부와 관계없이 검사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지만,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의 입장에선 개인정보를 기재함으로써 불법 체류 사실이 드러날까봐 두려워 검사를 꺼릴 가능성이 높다.

차민다 민주노총 성서공단노동조합 부위원장은 "미등록 이주 노동자들이 단속되지 않고 안전하게 검사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대구시가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짧은 검사 기간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구지역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합법적 취업이 가능한 노동자(E9 고용허가제, H2 동포비자)는 7천여 명, 미등록 노동자는 5천여 명이 대구에 있다. 여기에 결혼, 유학 비자 등으로 입국한 뒤 취업한 외국인 노동자까지 합치면 실제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는 훨씬 많아진다. 1만여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미등록 노동자들이 일주일만에 코로나19 검사를 다 받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이다.

최선희 대경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일괄적으로 다음달 1일까지 일주일 만에 검사를 마치라는 것은 이주 노동자의 근무형태와 시간을 고려할 때 너무 촉박하다"면서 "남양주시의 외국인 노동자 집단 발병은 열악한 주거환경과 같은 구조적 문제도 있는데 대구시는 이러한 실태조사도 안했다. 그저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유로 검사를 강제하는 상황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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