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보다 높다'는 건물주, 그러나 무허가 건물주라면?

“무허가 건물도 제소전화해 가능하다” 엄정숙 부동산전문 변호사

엄정숙 변호사는 엄정숙 변호사는 "무허가 건물도 제소 전 화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재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재개발을 시행할 때 임차인이 불법적으로 건물을 비워주지 않으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임차인과 제소 전 화해를 하려 합니다. 하지만, 무허가 건물입니다. 무허가 건물도 제소전 화해가 가능한가요?"

'주님'보다 더 높다는 '건물주' 그러나 본인 건물이 무허가라는 약점 탓에 '악덕' 임차인 때문에 속병을 앓는 건물주들이 많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제소 전 화해 신청 사건은 연평균 1만 건이 넘고 대구법원의 한 해 평균 제소 전 화해 접수건도 200건에 달한다.

무허가 건물이어서 제소 전 화해를 망설이는 임대인이 많다. 정작 재개발이 시작되면 제소 전 화해를 미리 해놓지 않아 불법적인 임차인과 소송만 이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법률 전문가들은 무허가 건물이라도 제소 전 화해는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23일 엄정숙 변호사(법도 종합법률사무소)는 "재개발이 될 때 임차인이 불법적으로 건물을 비워주지 않으면 난처한 상황에 봉착한다. 무허가 건물이어도 제소전화해 조서 성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소 전 화해는 민사분쟁 시 당사자 간 분쟁이 소송으로 번지는 것을 막고자 소송 전에 신청서를 접수하여 법관 앞에서 화해 조서를 받는 제도다. 확정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지기 때문에 제소전화해 조서를 기초로 강제집행이 가능하다. 명도소송보다 기간과 비용 면에서 월등히 좋아서 임대차 관계에서 많이 쓰인다.

대법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0 사법연감'에 따르면, 2019년 한 해 동안 전국 법원에 접수된 제소전화해 신청 사건은 1만 415건으로, 2017년(1만 987건) 2018년(1만 907건)에 이어 매년 1만 건이 넘는다.

제소전화해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엄정숙변호사의 제소 전 화해'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현재까지 선임된 총제소전화해 건 수는 2,206건이며, 이 중 임대차 문제로 제소 전 화해를 성립시키는 경우가 95%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소 전 화해는 당사자 간 동의 아래 합의된 내용으로 법원에 신청서를 접수한다. 혹시라도 강행법규에 위반되는 내용이 있다면 법관은 해당 조항을 제외·변경하도록 해 임대인뿐 아니라 임차인 모두 권리를 지킬 수 있다.

따라서 재개발 시 임차인이 건물을 제때 비워줄 수 있도록 임대차 계약서에 제소전화해를 명시할 수 있다. 또한, 특약사항에 '재개발 예정이며 재개발 시 임차인은 건물을 임대인에게 인도한다.'라는 내용을 추가하면 도움이 된다. 만약 특약사항을 넣지 않았다고 해도 제소 전 화해 성립엔 문제가 없다. 다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어긋나지 않는 재건축 요건을 갖추었을 때 가능하다.

제소전화해 목적이 강제집행에 있으므로 조서 작성 시 유의해야 한다.

엄 변호사는 "단지 제소전화해를 성립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추후 집행이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법률전문성이 없는 일반인이나 사건 실무경험이 없는 사람이 강제집행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제소전화해를 진행한 경우 정작 필요할 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행관은 제소전화해 조서 내용대로 집행하기 때문에 불법적인 임차인 집행이 가능하도록 법률에 맞게 조서를 꼼꼼히 작성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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