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별' 정인이 향한 할미의 추모시…"세상 원망스러워도 손 한번 저어주렴"

18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묘지가 눈으로 덮여 있다. 경찰은 이날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 대해 당초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은 검찰과 협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18일 경기도 양평군 하이패밀리 안데르센 공원묘원에서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숨진 정인 양의 묘지가 눈으로 덮여 있다. 경찰은 이날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 대해 당초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한 것은 검찰과 협의한 결과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양모의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추모하는 어느 할머니의 시가 온라인에 공유되며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최근 인터넷상에서 '정인이를 위한 어느 할머니의 시'라는 제목의 사진이 화제가 됐다. 사진 속에는 '정인이의 설빔 때때 옷'이라는 제목의 장편 시가 찍혀있었다.

지은이는 "한 번도 소리 내 울어보지 못했을 공포 속에 온몸 다디미질을 당했구나"라며 "췌장이 터지고 뼈가 부서지도록 아가야 어찌 견디었느냐"라고 정인이 사건을 통탄했다.

또 "푸른하늘 한 조각 도려내어 내 손녀 설빔 한 벌 지어 줄게" "할머니 품에 언 몸 녹으면 따뜻한 죽 한 그릇 먹고 가거라" "아가야 아가야 세상이 원망스러워도 뒤돌아 손한번 저어 주고 가려므나" "걸어서 저 별까지 가려면 밤새 지은 할미 천사 옷 입고 가야지"라며 정인이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그러면서 "천사들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제 '정인이 왔어요'라고 큰소리로 외치거라. 부서진 몸 몰라볼 수 있으니 또박또박 정인이라고"라며 "아가야! 너를 보면 이 핼미는 눈물에 밥을 말았다"고 시를 마무리했다.

아울러 시에는 "아가야 할머니가 미안해"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등 정인이 사건을 막을 수 없었던 어른의 죄스러운 심경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이 할머니는 지난 17일 손수 시를 적은 편지와 함께 정인이를 위한 설빔과 등불까지 손수 준비해 경기도 양평의 정인이 묘소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할머니의 시 전문.

할머니의 시 전문

정인이의 설빔 때때 옷
-○○○ 할머니가-

아가야
할머니가 미안해

친할머니
외할머니
엄마 아빠 다
어디들 있는게냐?

한번도 소리내어 울어보지 못했을
공포 속에 온 몸 다디미질을 당했구나

췌장이 터지고
뼈가 부서지도록 아가야
어찌 견디었느냐

미안하구나 미안하구나

푸른하늘 한조각 도려내어
내 손녀 설빔 한벌 지어 줄게!

구름 한줌 떠다가
모자로 만들고

정인이 눈을 닮은 초승달
꽃신 만들어

새벽별 따다가
호롱불 밝혀 주리니

손 시려 발 시려
온 몸이 얼었구나

할머니 품에
언 몸 녹으면
따뜻한 죽
한 그릇 먹고 가거라

지리산 호랑이도
새끼를 잃으면
할머니 울음을 울겠지

아가야 아가야
세상이 원망스러워도
뒤돌아 손한번
저어 주고 가려므나

걸어서 저 별까지 가려면
밤새 지은 할미
천사 옷 입고 가야지

천사들이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제

정인이 왔어요.
라고
큰 소리로 외치거라

부서진 몸
몰라 볼 수 있으니
또박 또박
정인이라고…

아가야!
너를 보면 이 핼미는
눈물에 밥을 말았다.

2021.1.17 (일요일)
-과천에서 할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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