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결수 신분 된 전직 대통령들, 출소하면 朴87세, 李 95세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고령에 건강 이상, 노역은 면할 듯
정치권 사면론 재점화 靑 "대법원 선고 나오자마자 '사면' 언급 적절치 못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매일신문DB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형을 확정받으면서 3년9개월간의 미결수 생활을 끝내고 기결수 신분으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횡령·뇌물죄가 확정돼 재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과 함께 기결수 생활을 하게 됐다.

기결수는 일반 수형자들과 함께 노역해야 하지만 이 둘은 나이·건강 문제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대법원의 재상고심 판결로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 추징금 35억원이 확정됐다. 여기에 앞서 새누리당 공천 개입 사건으로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한 총 형기는 22년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31일 구속돼 지난달까지 3년9개월을 복역한 상태로 87세가 되는 2039년 출소한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자금 횡령과 삼성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8000여만원이 확정됐다.

이 중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복역한 약 1년을 제외 잔여 형기는 16년가량으로 형기를 다 채우면 95세인 2036년 말 석방 예정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그동안 수형생활을 해온 서울구치소에서 기결수 생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고령에 건강이 좋지 않은 점, 보안 문제 등이 고려돼 구치소에 그대로 머무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통령도 구속 집행정지로 풀려났다가 확정판결로 재수감된 뒤 기존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수형생활을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기결수로 신분이 전환된 만큼 변호사 접근이 제한되는 등 미결수 때와 처우도 달라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이 열리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지지자들이 석방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두 전직 대통령이 기결수가 돼 특별사면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사면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다만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형 확정 직후 사면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20년형이 확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논의에 대해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마자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사면과 관련한) 별도의 말씀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은 국민의 깊은 상처를 헤아리며 국민께 진솔하게 사과해야 옳다고 생각한다"며 "적절한 시기에 사면을 (대통령에게) 건의드리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당은 국민의 공감과 당사자의 반성이 중요하다고 정리했다. 저는 그 정리를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판결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사면이 논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박근혜 국정농단의 핵심은 권력의 사유화와 남용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솔한 반성과 사과에 기초한 국민적 동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사면이 추진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다.

반면 야권에서는 문 대통령이 집권 5년 차 화두로 '통합'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상반기 중 사면을 전격 결단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당사자의 반성'을 요구하는 여권과 지지자들의 협량에 대통령은 휘둘리지 않기를 바란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을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로지 국민통합, 나라의 품격과 미래만 보고 대통령이 결단할 일"이라며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직 대통령 사면을 말했을 때 나는 적극적으로 환영했고 그 제안이 진심이기를 바란다고 했다"며 "내가 사면에 동의하는 이유는 이제는 국민통합과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문 세력이 반대하자 이 대표는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 공감대'로, 청와대는 '국민의 눈높이'로 말을 바꿨다"고 지적하며 "결국 사면을 하지 않겠다는 말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우리 헌법이 대통령에게 사면이라는 초 사법적 권한을 부여한 의미를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친박계 출신인 국민의힘 3선 박대출 의원은 "너무나 가혹한 형벌"이라며 "어쨌든 모든 사법절차가 끝났다. 이제는 자유를 드려야 한다. 조건 없는 사면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 통합 차원에서 사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두 전직 대통령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를 고려할 때 형기를 온전히 채우는 건 무리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당사자인 두 전직 대통령 측은 사면 가능성에 말을 아꼈다. 박 전 대통령 측의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사면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언급할 게 없다"며 "형 확정 후 일은 우리 손을 떠나는 문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면 이야기가 나온 후로는 대통령을 뵙지도 못했지만, 우리가 언급할 게 없다"며 "조건부 사면 등은 그쪽이 일방적으로 알아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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