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지역 대학병원 인턴 '0명' 예고…내년 의료대란 눈앞

의사 국시 불참 '인력 공백' 예고…내후년 인턴 전공의 공백 도미노
당국 국시 추가 응시 불허에 인턴 자원 수도권 몰릴 듯
업무 부담→서비스 저하 직결…필수·응급분야 직격탄

코로나19가 대구경북에 휘몰아친 지난 상반기에 경북대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레벌D 전신보호복과 전동식호흡보조구(PAPR)를 착용한 경북대병원 의료진이 타 병원에서 전원받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음압이송카트에서 중환자음압병실로 옮기며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코로나19가 대구경북에 휘몰아친 지난 상반기에 경북대병원은 중증환자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레벌D 전신보호복과 전동식호흡보조구(PAPR)를 착용한 경북대병원 의료진이 타 병원에서 전원받은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음압이송카트에서 중환자음압병실로 옮기며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경북대병원 제공

의사 국가시험 파행이 현실화되면서 의료현장에선 당장 내년 인력 공백에 따른 '의료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9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대구의 5개 대학병원을 비롯해 대구파티마병원 등 수련병원들이 내년에 의사면허를 획득한 인턴을 1명도 받지 못하는 참담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올해 의사국시 실기시험은 정부의 일방적인 의료인력 증원 정책 추진과 그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휴진, 의대생 국시 거부로 이어진 극한의 대치 과정에서 전체 응시 대상자 3천172명 중 2천736명이 불참한 채 치러졌다.

실기시험은 '86% 결시'라는 초유의 기록을 남기며 지난 10일 일단 마무리됐지만, 당국은 "국민적 동의 없이 국시 추가 응시 기회를 부여하는 건 불가하다"는 입장만 유지할 뿐 아직 의료인력 공백에 따른 구체적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년 초 소수의 인턴 자원들은 대부분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방 수련병원들은 인턴 모집 자체가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지금도 상위권을 포함한 30~50% 학생들이 모교 병원 대신 서울을 선호하는 마당에 내년 대구에선 인턴 그림자조차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한숨 지었다.

2천700여명의 의료인력이 당장 의료현장에 제대로 투입되지 않는 것은 단순히 병원 운영상의 차질을 넘어 기존 인력의 업무 부담 증가와 그로 인한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직결된다. 이른바 '의료대란'의 시작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이미 심각한 수준에 와 있는 지방 병원 필수진료과 기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400여명의 인턴이 본격적으로 전공과를 선택하는 내후년에는 상황이 더 심각해진다. '바이탈과'로 통칭되는 필수·응급분야의 공백이 도미노 현상처럼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소수의 인턴들이 인기 전공과(科)을 골라서 갈 수 있기 때문에 비인기과 기피현상도 확연해져 지방병원 필수·응급분야에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게 지역 의료계의 전망이다.

대구의 다른 대학병원 병원장은 "정부가 의대생과 의료계에 괘씸죄를 적용해 국시 추가 응시를 막고 있지만, 사실상 2천700여명 (인력)공백을 대신할 묘책은 없다"며 "국민의 생명이 걸린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가용할 수 있는 의료인력을 확보하지 않겠다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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