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하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장 "친정 찾듯 만들어야죠"

中길림성 출신, 이주 여성으로 전국 최초
성당 나가 봉사활동 하면서 기쁨 알게 돼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주정하 센터장이 한국생활 가이드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주정하 센터장이 한국생활 가이드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지역의 다문화 가정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이하 예천센터)에서 만난 주정하(45) 센터장은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족들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봉사하며 살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중국 길림성 출신인 주정하 센터장은 2000년 결혼해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전국 최초의 이주여성 출신 다문화 센터장인 주 센터장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주 센터장은 "결혼 초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었다"며 "단칸방에 살면서 힘든 시절을 보냈지만, 중국어 개인 교습 등을 하며 지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남편을 따라 성당에 나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며 "그곳에서 매주 수요일이면 70~80명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는 등 봉사활동을 하며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예천센터에는 93명의 상근, 비상근 선생님이 계신다. 이들은 영유아 자녀를 위한 이중언어환경 조성사업부터 학령기 자녀를 둔 부모, 배우자, 결혼이민자, 다문화 가정 학생 등을 위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는 "다문화 가정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부분을 준비해 제공하고 있다"라며 "많은 다문화 가정이 친정처럼 찾아올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 센터장은 일이면 일, 공부면 공부, 가정이면 가정,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해왔다. 그는 봉사활동을 하던 중 노인복지관에 시간제 근로자로 일하게 됐다. 주 센터장은 "일을 하던 중 복지와 관련된 일을 더 많이 하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중국에서 못다 마친 학업을 위해 2005년 안동 가톨릭상지대 사회복지과에 입학해 낮에는 일, 밤에는 학교에 다녔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주정하 센터장이 한국생활 가이드북에 나오는 근로 계약 체결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15일 오후 경북 예천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만난 주정하 센터장이 한국생활 가이드북에 나오는 근로 계약 체결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ong@imaeil.com

이후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한 주 센터장은 예천군노인회관 사회복지사로 활동하게 됐다. 이후에는 방송대 중어중문과에 편입해 4년제 대학을 졸업했다. 이를 토대로 2009년 예천센터에 취직했고, 대구가톨릭대 대학원 중어중문학 석사과정에 진학해 학업도 이어갔다. 그는 "예천군 곳곳을 다니며 많은 다문화 가족들을 찾아가 사회에 잘 적응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 센터장은 건강상의 문제로 잠시 복지계를 떠났었다. 주 센터장은 "1년 정도 회복기를 가진 뒤 2014년에 시각장애인 심부름센터에서 일했다"며 "이후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도 들어가 여러 복지단체와 문화단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던 중 나에겐 친정이나 다름없는 예천센터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마음이 너무 아팠고, 내가 베풀어주고 열심히 한다면 센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해 센터장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 센터장은 이주 여성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가정 문제는 곳곳에서 일어나는데 아이들을 키울 때 모국어를 쓸 수 있도록 해주고 학교도 다니게 해 주면 장래가 밝아질 것"이라며 "한국에서 20년 가까이 살아오며 자신의 자리를 일궈온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전해 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 이어 더욱더 많은 지역민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주 센터장은 "많은 지자체에서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운영을 통해 지역민의 목소리를 한 곳에서 듣고 있다"며 "예천도 하루빨리 지역민을 한 곳에서 지원할 수 있는 방편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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