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앞 집회 참가자, 본관 화장실 못 쓴다?

시청, 점거 우려 있는 집회에 한해 보안상의 이유로 본관 출입 제한
명문화된 매뉴얼 없어…“과도한 공권력 행사, 명확한 가이드라인 필요”

한국게이츠 노조가 대구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달 1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최근 한국게이츠의 해고 직원 공장 출입금지와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제공 한국게이츠 노조가 대구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난달 13일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최근 한국게이츠의 해고 직원 공장 출입금지와 손해배상 청구를 규탄하고 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제공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시청 본관 화장실 이용을 못하게 되자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대구시가 집회 참가자라는 이유로 청사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이유에서다.

18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 경우 해당 집회의 성격·규모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의 본관 출입을 막고 있다. 대구시민에게는 원칙적으로 시청을 개방하지만, 시청 점거 우려가 있는 집회의 참가자일 경우 보안상의 이유로 출입을 제한한다.

하지만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이 같은 조치가 '차별 행위'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단순히 화장실만 사용하는 것이지, 점거 의사가 없는데도 집회 참여자라는 이유로 본관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지난 8일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한국게이츠 기자회견에 참여한 A(50) 씨는 "당시 용변이 급해 시청 1층 화장실에 들어가려다, 청원경찰이 집회 참가자냐고 묻더니 출입을 막았다"며 "집회에 참여하면 무조건 청사를 점거할 거라고 지레 판단하는 것이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본관 1층 화장실 대신 시청 건너편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 화장실에는 남·여 각 한 칸 뿐이어서,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불편함이 컸다는 얘기가 나왔다.

시청 본관 출입을 제한하는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시가 청사방호 명목으로 일부 집회 참가자들의 본관 출입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기준을 명문화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 단체는 청사 출입 금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장지혁 대구참여연대 정책팀장은 "대구시민들이 시청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1층 화장실이 시장실과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집회 참가자라고 무조건 출입을 막는 것은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봐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도 "집회라는 기본권 행사가 제한되지 않기 위해서는 집회 참석자 규모나 성격에 따른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 관계자는 "집회 현장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뚜렷한 매뉴얼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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