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달 오토바이 NO!' 포항 A아파트, 배달 거부 논란  

지상주차장 출입 금지에 배달기사들 반발
'입주민 안전 안전문제' VS '배달기사 안전도 중요' 팽팽히 맞서

아파트 입주민과 배달대행업체가 마찰을 빚고 있는 포항 A아파트 단지 입구. 배형욱 기자
아파트 입주민과 배달대행업체가 마찰을 빚고 있는 포항 A아파트 단지 입구. 배형욱 기자

"입주민 안전이 중요" VS "배달업체 차별"

경북 포항시 한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에서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통행로 출입 금지를 결정하자 배달대행업체들이 배달을 거부, 논란이 일고 있다. 2018년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던 '남양주 다산신도시 사태'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다.

사건 발단은 포항 북구 A아파트가 최근 새 입주민대표회를 꾸리면서 발생했다. '오토바이의 지상주차장 출입을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당선되면서다. 입주민이 걸어 다니는 통로에 오토바이가 달려 위험하고, 시동을 끄지 않은 채 배달하는 탓에 소음 발생이 크다는 이유였다.

입주민대표회의 관계자는 "우리 아파트 지상은 원래 차량이 통행하지 못하게 돼 있어 과속방지턱이나 반사경 등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전혀 없다"면서 "튜닝한 오토바이가 시끄러운 소음과 위험한 운전을 계속해 입주 초기부터 많은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해 왔다"고 했다.

A아파트의 결정에 배달업체는 즉각 반발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배달업체 측은 "오토바이 특성상 우레탄 바닥의 지하주차장은 미끄러질 가능성이 높다. 배달기사들에 대한 안전교육을 강화하겠으니 규제를 철회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A아파트가 주장을 굽히지 않고, 배달업체 역시 팽팽히 맞서면서 주변 상인들 또한 지난 주말부터 해당 아파트에 대한 배달 요청을 받지 않고 있다. 특히 택배차량 등은 여전히 지상 통행로 출입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둔 게 뒤늦게 알려지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배달업체 관계자는 "입주민들의 우려를 받아들여 안전운전을 준수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지하주차장은 습기도 많고 미끄럽다. 기사 안전을 위해 배달을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달 거부 사태가 길어지자 A아파트 입주민 사이에서도 의견이 나뉘면서 현재 새로운 방안을 내놓기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A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원래 우리 아파트는 지상에 차량이 없는 단지로 홍보가 된데다 배달 오토바이에 아이들이 위협받은 사건이 자주 발생해 강력히 규제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며 "업체 측과 협의해 변경할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안전문제이다 보니 아직까지는 입주민대표회의에서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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