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중시설 '실내흡연실' 결국…질본 '이용 금지' 권고

비좁고 마스크를 벗어야 해 감염에 취약…일부 흡연자들은 자성의 목소리 내기도

1일 동대구역 광장 흡연실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신중언 기자
1일 동대구역 광장 흡연실에서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신중언 기자

각종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돼 있는 실내흡연실이 코로나19 전파지로 지목되며 철퇴령이 떨어졌다. 수도권 쿠팡 물류센터의 코로나19 확산의 연결고리가 PC방 실내흡연실인 것으로 추정돼 방역당국에서 실내흡연실 이용 금지를 권고한 것이다.

지난 달 28일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정례브리핑을 통해 "흡연을 하면 당연히 마스크를 벗는 행동이 동반되고 흡연실에서 다른 흡연자들과 밀접한 접촉이 이뤄질 수 있다"며 실내흡연실 이용 금지를 권고했다.

실제로 1일 오전에 찾은 대구 북구 복현동의 한 PC방 실내흡연실은 감염이 급속히 전파될까 우려스러운 공간이었다. 120여석 규모인 이곳이 보유한 흡연실은 모두 2곳. 그러나 한 곳당 5㎡ 정도의 좁은 공간이었다. 통풍 장치는 천장에 설치된 환풍기 1대가 전부. 이마저도 용량이 작아 환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였다.

손님이 많이 오는 시각이면 흡연실은 문전성시다. 이곳 직원 A(26) 씨는 "평일 오후 6시, 주말 오후 12시만 지나면 손님이 많아져 흡연실도 붐빈다"며 "많이 이용할 땐 한 번에 7~8명 정도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는데 마스크도 안 하다 보니 자칫 확진자라도 있으면 큰 일이 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공공시설의 흡연 공간도 혼잡하긴 마찬가지. 같은 날 찾은 동대구역 광장 흡연실은 오며가며 들른 10여 명의 흡연자들로 가득했다. 이곳은 창문과 천장이 개방돼 있어 환기는 잘 되었지만 공간이 좁다보니 흡연자 간 거리가 가까웠고 일부는 바닥이나 재떨이에 침을 뱉기도 했다.

최근의 상황을 의식한 일부 흡연자들 사이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직장인 B(30) 씨는 "요즘은 사람이 많은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고 침도 안 뱉으려 자제한다"며 "같은 흡연자도 불안한데 비흡연자들은 오죽하겠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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