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단독] "제 정보를 알려주세요" 울진 확진자 가족의 외침

손님들 피해 없도록 SNS 통해 스스로 상호 공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한 울진 SNS 확산 …"방문하신 분들은 꼭 주의"
"저희 때문에 청정 울진을 못 지키게 돼 죄송"
귀국한 딸도 안 보고 안전수칙 준수해 눈길

경북 울진군 첫 코로나19 확진자 가족들이 SNS를 통해 자신들의 가게 이름과 이동동선 등을 스스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장시원 울진군의회 의장 제공
경북 울진군 첫 코로나19 확진자 가족들이 SNS를 통해 자신들의 가게 이름과 이동동선 등을 스스로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장시원 울진군의회 의장 제공

2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경북 울진지역 SNS에선 "저희 때문에 청정 울진을 못 지키게 돼 죄송하다. 저희들의 정보와 내용을 주위에 전달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빠르게 퍼져 나가고 있다.

작성자는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프랑스 유학생 A(25) 씨 부모다. 자가격리 지침을 어기고 부주의한 행동을 일삼거나 보건당국에 거짓 진술을 해 말썽을 빚은 일부 확진자들과 대조되는 처신이다.

울진읍에 사는 A씨 부모는 우선 자신들의 가게 상호(대수식품)와 동선을 명확히 밝혔다. 혹시라도 모를 2차 감염을 막기 위해서다. 이들은 "저희 가게에 오신 분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된다. 죄송하지만 근래에 방문하신 분들은 꼭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SNS를 통해 공개한 A씨 가족의 행동도 모범 사례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로 떠났던 A씨는 귀국 뒤 가족과 단 한 차례 접촉도 없이 곧바로 자택 2층에서만 8일 동안 두문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부모가 딸의 귀국 전날 미리 각종 생필품을 방에 준비해놓은 덕분이다.

A씨 아버지(63)는 "딸이 21일 오전 12시 20분쯤 2층 독채에 들어갔다는 메시지를 보냈을 뿐 인사조차 못했다"고 했다. 당연히 A씨는 방문 밖을 나서지 않았고, 오랜만에 만난 가족 간의 그리움은 영상통화로 달랬다. 지난 28일 A씨가 검체 채취를 위해 울진군보건소로 향할 때에도 가족들은 배웅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금 길을 돌아가더라도 사람 없는 곳만 찾아다녀라"고 당부했다.

A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이들 가족은 가게를 휴업하고 곧바로 주위에 자신들의 정보를 알렸다. 또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식을 전하려 평소 친분 있는 장시원 울진군의회 의장에게 도움을 요청, 장 의장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장 의장은 "A씨 가족은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을 계속 주위에 전하고 있다"며 "이웃을 아끼는 이 가족의 따뜻한 마음이 함께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A씨 부모는 다행히 아직 이상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한 검사 결과는 31일 오전에 나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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