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족에 '마스크 보내기' 여전히 까다롭네

24일부터 부모·자녀·배우자에 한해 월 8장 배송 가능
교민들 "왜 형제·자매간에는 못 보내나", "준비서류 지나치게 복잡" 불만

 

A(65) 씨가 최근 우체국에서 받은 카카오톡 알림 캡처. A씨 제공 A(65) 씨가 최근 우체국에서 받은 카카오톡 알림 캡처. A씨 제공

A(65·대구 수성구) 씨는 25일 미국에 살고 있는 아들 부부에게 보냈던 택배가 되돌아오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이유는 택배에 항공탑재 금지품이 포함됐다는 거였다. 손자에게 줄 돌맞이 한복과 식재료 등을 부치면서 함께 넣은 마스크 10장이 화근이었다. 우체국 직원으로부터 '불법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를 들어야 했고 택배비 10여만원까지 날렸다.

그는 "훔친 마스크도 아니고 내가 구입한 걸 내 자식에게 몇 개 보내주겠다는데 그게 처벌 받을 일이냐"며 "우체국이 택배 보낼 때까지 한 마디 안내도 없다가 뒤늦게 불법 수출업자 취급을 해 불쾌하고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금지됐던 보건용·수술용 마스크(이하 마스크) 해외 배송이 24일부터는 국내에서 구입한 경우 외국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규제가 까다로워 논란이 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해외교민 1명이 가족으로부터 배송받을 수 있는 마스크는 월 8장이다. 다만 마스크를 보내고 받을 수 있는 가족관계에 제한이 있다. 부모와 자녀, 배우자로 한정된다.

보내는 절차도 깐깐하다. 보내는 사람은 인터넷, 스마트폰 등을 통해 미리 우체국 국제 특별수송(EMS)에 접수해야 한다. 그런 다음 확인서를 출력, 신분증과 가족관계증명서 등 서류를 지참해 우체국을 방문해야 한다.

여러 물건 사이에 섞어둬서도 안 된다. 마스크만 단독으로 상자 안에 포장해야 한다. 최대 용량도 250g이다.

지난 6일 정부가 마스크 1장도 해외 거주 국민에게 보낼 수 없다고 막아선 지 18일 만에 풀린 조치지만 까다롭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을 어려워하는 어르신들은 화부터 낸다. 마스크 8장을 보내려고 다른 자녀에게 대리 발송을 부탁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해외교민들 사이에서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스크 배송 불편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현지에서도 마스크를 못 구해 심각한 상황이다. 국제특송 배송료도 무시 못할 돈인데 마스크만 매달 따로 보내라는 것도 불합리한 것 같다"고 했다.

미국에 거주 중인 B(38) 씨는 "부모님께서는 연세가 많아 컴퓨터 사용이 미숙하셔서 남동생에게 부탁을 해야 하는데 이 조차도 못하게 막아놨다"며 "왜 남매간에는 마스크를 왜 주고 받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내 마스크 수량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마스크 물량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며 "수급 상황을 보면서 방안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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