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소기업 어려움, 개방형 혁신이 답이다

전창록 경상북도경제진흥원장

전창록 경상북도경제진흥원장 전창록 경상북도경제진흥원장

지난해 말 대구경북의 중소기업 35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 1월 경기 전망 지수는 74.1로 전월 대비 4.8포인트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 수치는 전국 평균 81.3보다 낮은 것으로, 대구경북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 지수가 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의 중소기업들이 느끼는 어려움이 전국 평균보다 나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고, 이 사실은 우리 지역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일시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 어려움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금의 시대를 대변하는 단어 중 하나가 각자도생이다.

말 그대로 우리 기업의 생사와 성장을 이제 누구도 담보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 시대 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급격한 시장 변화, 환경 변화에 맞춰 기술을, 제품을, 사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 역량일지도 모른다.

혁신 역량은 내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게 해주는 것이다.

2017년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 지역 혁신 역량 분석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역 대기업들의 혁신 성과는 전국 수준을 상회하거나 비슷한 반면 지역 중소기업의 혁신 성과는 대기업을 크게 밑돌고 있다.

특히 가장 중요한 제품 혁신 실적의 경우는 전국 평균보다 3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 이유는 지역 기업들이 대기업과의 수직적 하청 관계를 지속하면서 인력·네트워크·경험 등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지난주 부산에 있는 한 엔젤투자회사의 대표를 만났다.

그는 조선업을 하는 중견기업의 2세였는데, 부친의 조선회사가 어려워져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 등 여러 신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실패했다. 대기업처럼 자본과 인력 등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는 2016년 지금의 회사를 만들었다고 한다.

이 회사는 부산의 중견기업들이 수십억원의 자금을 모아 설립했고, 신사업이 필요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스타트업과 같이 합작법인을 설립하거나, 공동 투자 또는 다른 기업과의 M&A를 추진하는 방법을 통해 중소·중견 기업의 혁신 역량을 제고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부산의 페인트 회사와 울산과기대의 스타트업 그리고 이 엔젤회사가 공동 투자해 백금계촉매 대체 소재를 시업화하는 리포마라는 합작회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일을 소개했다. 지난달 21일 경상북도경제진흥원에서 지역의 중소·중견 기업들과 개인투자조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계림금속·계양정밀·대영전기·라크인더스트리·산동금속공업 등 기업이 참여한 이 협약의 내용은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결성된 자금을 경북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 과정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의 장을 만들어 참여 기업들의 혁신 역량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시작한 그 회사 대표의 얘기 중에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활성화하기 위해 매주 만나면서 대표들의 신뢰를 얻고, 서로 마음을 여는 과정의 어려움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분명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하급수적 변화의 시대, 어떤 기업도 내부 자원만 가지고는 시장이나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산·학·연'기업 간 융합과 공유를 통한 개방형 혁신만이 각자도생의 시대에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 작은 첫발을 뗀 개인투자조합이 경북 중소기업들의 개방형 혁신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면 지나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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