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밥상머리 화두는 '조국 사태'…대구경북 민심은

조국 장관 임명, 단연 올 추석 최고 화두로 떠올라…"조국 사태·어려운 경제·대구시청 신청사"
명절 빠지지 않는 민생 걱정, "대구시청 신청사 투명하게" 등 주문도

15일 대구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내 건 현수막이 대구 시내 곳곳에 걸려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5일 대구시장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이 추석 민심을 잡기 위해 내 건 현수막이 대구 시내 곳곳에 걸려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올 추석 명절 밥상에는 풍성한 명절만큼이나 다양한 지역 현안이 올랐다. 가족, 친구 등과 오랜만에 만난 대구시민들은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어려운 지역 경제,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얘기들을 나눴다.

◆최대 화두 '조국 사태'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질 논란은 내년 총선을 잊게 할 만큼 뜨거운 화두였다. 조국 가족에 대한 특혜 의혹을 비판하는 목소리와 조 장관의 자질을 좀 더 지켜보자는 상반된 반응이 이번 추석 열띤 토론을 불렀다.

이좌형(60·대구 수성구) 씨는 "국민 반대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한 문재인 정권은 임기 말까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며 "조국이 차기 대권 후보 물망에까지 올랐다는 소식에 '위선의 끝'이라고 생각했다. 이 상황을 이어간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여당이 반드시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동생 이태형(56) 씨는 "조국 사태로 실망이 크지만 야당에서 믿고 지지할 만한 사람이 없는 것도 문제"라며 "조국 장관이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

대학생 이수혁(26) 씨는 "조국 사태를 보며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만약 조 장관이 딸의 앞날을 보장하고자 주변에 스스로 청탁한 게 아니고, 딸 주변인들이 미래의 보상을 기대했거나 선의로 혜택을 베푼 것이라면 그것까지 조 장관의 허물이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조 장관의 잘못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조 장관의 의도와 별개로 그 딸이 정말 각종 특혜를 얻은 게 사실이라면 같은 청년으로서 박탈감과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송상민(27) 씨도 "앞서 최순실 딸 정유라가 각종 혜택을 받아 문제가 됐다. 그럼에도 조국 사건을 단순 스캔들 정도로 취급하고 임명을 강행했다면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조국 장관의 결백이 사실이라면 정부는 낱낱이 사실을 밝혀 바른 판단을 했음을 증명해 달라"고 말했다.

◆팍팍한 살림살이, 취업난 여전

명절이면 빠지지 않는 경제 민심도 쏟아져 나왔다. 취업난에 직면한 청년들 고민이 여전했고, 장보기 물가 걱정과 팍팍한 월급사정, 이직 걱정 등이 줄을 이었다.

대학생 박나영(22) 씨는 "대학교 2학년 진학 직후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졸업하는 선배들 모두 취업이 어렵다고 푸념한다"며 "요즘 인문대학 재학생 사이에선 휴학도 하지 않은 채 재학 중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유행일 정도"라고 했다.

금융공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손현국(26) 씨도 "수십 군데 원서를 냈지만 지난달 졸업을 하고도 아직 취업을 못해 명절 가족들을 만나기 부담스러웠다"며 "함께 취업스터디를 하는 동료 학생들에 비하면 나는 그나마 어린 편"이라며 한숨 쉬었다.

주부 김미현(54) 씨는 추석 차례상 경비가 대폭 올라 부담이 컸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지난해 4만원 하던 제수용 사과를 올해는 6만원이나 주고 샀다"며 "태풍 때문인지 올해는 제사상 과일이 작년보다 더 비쌌다. 채소, 고기 등 식재료 값이 두루 올라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이창규(37) 씨는 "경기가 나쁘니 차례만 지내고 휴일도 없이 바로 식당 문을 열어야 했다. 언제쯤 경기가 풀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대기업 직원 이정혁(28) 씨는 "가족들은 내가 몸담은 업계 업황이 좋다며 걱정 없다고 말씀하시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몇 년 후 미래조차 불투명해 스스로 점점 움츠러들기만 한다. 급여는 그대로인데 물가는 계속 올라 스타트업 등 장래가 유망한 업계로 일찍 이직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 투명하게"

대구의 최대 현안인 대구시청 신청사 건립과 내년 총선 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회사원 김지환(35) 씨는 "대구시청 신청사 결정이 연말로 다가왔다는데 누가 어떻게 투표하는지, 선정 기준이 뭔지 전혀 모르다 보니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정하는 것인지 시민 입장에선 전혀 알 길이 없다"며 "주변 사람들은 '이미 특정 후보지가 낙점된 것 아니냐'는 얘기도 한다. 남은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결론이 나길 바란다"고 했다.

시민 최한규(60) 씨는 "더불어민주당에 표를 주고 싶지는 않지만 자유한국당에도 믿음직한 후보가 없다. 기존 지역구 의원도 그동안 어떤 활동을 했는지 체감하기 어렵다"면서 "대구경북을 뺀 전국에서 민주당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데, 늘 그랬듯 깃발만 꽂아 당선되는 국회의원보다는 똑똑하게 일하고 주민에게 봉사할 사람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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