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우치에 전한 "쿵!쿵! 골~"…뜨거웠던 대팍의 밤

U-20 월드컵 결승전 단체응원차 대팍에 운집
준우승 결과에도 “잘 싸웠다” 한 목소리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전광판을 통해 'U-20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강인의 선제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전광판을 통해 'U-20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강인의 선제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유튜브| https://youtu.be/1RKBq9FbpUA 촬영·편집 디지털국 이남영

"끝까지 최선을 다한 정정용 감독과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습니다. 대구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16일 새벽(한국시각) 폴란드 우치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전 대한민국 대 우크라이나전을 지켜본 대구 시민들은 "잘 싸웠다"며 우리 대표팀에게 힘찬 박수를 보냈다.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전광판을 통해 'U-20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강인의 선제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전광판을 통해 'U-20 월드컵' 결승전을 지켜보던 시민들이 이강인의 선제골이 터지자 환호성을 터뜨리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단체 응원전이 펼쳐진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일명 대팍)는 경기 시작 전부터 응원객들로 붐볐다. 가족 단위 응원객을 비롯해 친구, 연인 단위로 대팍을 찾은 시민들은 붉은악마 머리띠와 빨간색 티셔츠 등으로 무장하고 15일 늦은 밤부터 길게 줄을 늘어선 채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인근 상인들도 때아닌 특수를 누렸다.

대팍 인근 한 치킨집은 3명이 달라붙어 치킨을 튀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오토바이 기사는 들어오기 무섭게 양손 가득 치킨 상자를 실어 날랐다.

치킨업체 업주는 "오후 8시부터 갑자기 치킨 주문이 밀려들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며 "축구 대표팀의 선전 덕분에 모처럼 우리도 장사가 잘돼 기쁘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갑자기 내린 폭우와 우박은 물론, 기온도 18℃까지 떨어지는 등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도 대표팀 승리를 기원하는 시민들의 열기는 대팍을 한껏 달아오르게 했다.

애초 5천명가량이 응원전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1만2천석 규모의 대팍 관중석은 늦은 시간임에도 거의 다 들어찰 정도로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부터는 뮤지컬 배우 최정원과 대구국제뮤지컬축제(DIMF)에 참여한 뮤지컬 스타들이 '사랑은 열린 문', '지금 이 순간', '붉은 노을' 등의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웠다.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대형 태극기를 준비해 응원을 주도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전반 4분 만에 우리나라의 선제골이 터지자 응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대팍의 조명은 꺼졌다 켜지기를 반복하며 응원객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관중들은 상대 선수를 제치고 골문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 선수들의 몸짓 하나에 탄성을 내질렀다. 이후에도 시민들은 장내 아나운서의 "쿵! 쿵! 골~" 구호에 맞춰 소리를 지르고, 파도타기 응원 등으로 축제의 현장을 즐겼다.

경기는 우크라이나의 동점골과 후반 연속골로 1대 3 역전패로 끝났다. 그럼에도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끝까지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쏟아냈다.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 응원석에 청구 중.고 총동창회가 준비한 청구고 출신 정정용 감독하는응원한수막이 걸려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6일 오전 DGB대구은행파크 응원석에 청구 중.고 총동창회가 준비한 청구고 출신 정정용 감독하는응원한수막이 걸려 있다.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정정용 감독의 후배인 청구고 축구부 조윤성(17) 군은 "결과는 아쉽지만 역사적인 여정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정정용 감독님으로 인해 청구고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후배로서 감사하고 고생하셨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했다.

회사원 서재원(39) 씨는 "승패와는 상관없이 결승전을 본다는 것 자체로도 신기했다. 최근 기쁜 일이 드물었는데, 한 달 동안 우리를 즐겁게 해준 선수들이 고맙다"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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