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대중교통 친화도시로] <下> 승용차 대신 자전거로 '교통·환경·에너지' 세 마리 토끼 잡자

교통정체·미세먼지·화석연료 모두 '승용차 줄이기'면 해결
대구 교통혼잡비용 1조7천억원대… 고속도로 40㎞ 지을 돈
'자전거 타기 붐' 조성해 '녹색 교통 대구' 만들 수 있다

대구 동구 팔공산의 한 도로가 휴가철을 맞아 나들이객들로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대구 동구 팔공산의 한 도로가 휴가철을 맞아 나들이객들로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출·퇴근 시간이면 도로 위로 쏟아져나오는 수많은 승용차들이 유발하는 문제는 한둘이 아니다. 먼저 심각한 교통정체의 원인이 된다. 공기 중에 배기가스를 배출해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도 만들어낸다. 일부 전기 차량을 제외하면 매장량이 제한돼 있고 비싼 값에 수입해야 하는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바꿔 말하면 승용차 이용률만 낮춰도 이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승용차 덜 타기' 사활 건다

차량이 꽉 들어찬 도로 탓에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운전자들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집에서 자고 있던 2살짜리 아이까지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 교통혼잡으로 발생하는 시간적·물적 비용을 계산한 '교통혼잡비용' 통계로 그 책임의 무게를 어림잡을 수 있다.

지난 2015년 한국교통연구원이 추산한 7개 특·광역시의 교통혼잡비용은 21조2천929억원에 달했다. 대구시민이 지불한 교통혼잡비용도 1조7천6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차선 고속도로를 40㎞나 지을 수 있는 돈이다.

도로 위 승용차를 줄여나가지 못하면 점점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구의 교통혼잡비용은 2006년 1조2천12억원에서 10년 만에 47.2%(5천569억원)이나 늘었다.

원하는 요일을 정해 승용차를 운행하지 않으면 혜택을 주는 '승용차 요일제'를 강화하는 정책이 당장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대구시는 승용차 요일제에 참여하면 자동차세를 5% 깎아주고, 공영주차장 요금을 20~50% 낮춰주고 있다. 그러나 참여 차량 수는 2009년 첫 시행 당시 3만3천440대에서 지난해 2만9천528대로 11.7% 감소했다.

눈이 오는 날에도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많다. 지난해 3월 대구의 한 도로가 전날부터 내린 눈으로 심각한 교통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눈이 오는 날에도 승용차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많다. 지난해 3월 대구의 한 도로가 전날부터 내린 눈으로 심각한 교통정체를 빚는 모습. 매일신문DB.

때문에 시는 내년부터 요일제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참여 차량에 대중교통 이용금액의 80%를 마일리지로 적립해 모바일 상품권이나 지방세 감면 등 원하는 혜택을 고를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현재 연평균 1만4천원가량의 인센티브가 5만원 이상으로 오르게 돼 운전자들의 참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불법 주·정차 단속시스템도 계속 늘려나간다. 대구에는 현재 고정식 413대, 이동식 35대, 버스탑재형 50대의 단속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대구시는 지난해에만 10억6천만원을 들여 노후 고정식 단속시스템 17대를 교체하고 20대를 새로 설치했다. 시내버스에 차량 번호판을 인식하는 카메라를 달고 단속하는 시내버스도 기존 10개 노선 30대에서 14개 노선 50대로 늘렸다. 올해도 고정식 단속시스템 19대를 설치하고, 버스탑재형 단속시스템도 더 강화할 계획이다.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 지구에서 열린 '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중구 대중교통전용 지구에서 열린 '자전거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도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매일신문DB.

◆"자전거 타기 붐 조성하자"

탄소도, 미세먼지도 배출하지 않고 운동 효과도 있는 자전거는 '녹색 교통'의 핵심이다. 모든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할 수 있다면 대형 교통사고나 대기오염 문제는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차량을 이용하는 분위기에서 혼자 자전거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번거롭고 불편하다는 점이 문제가 된다.

때문에 대구시는 '자전거 타기'가 일종의 유행처럼 자리매김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이 자전거를 접할 수 있는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자전거 덕후'를 늘려나가는 게 핵심이다. 지난 2009년부터 대구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관계 시민단체에 연간 8천만원가량을 지원해 '자전거의 날'과 '차 없는 날'이면 자전거 대행진을 열고 있다.

행사로 자전거를 친숙하게 만들더라도 생활 속 자전거 이용이 불편하다면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긴 어렵다. 특히 자전거를 보관하기 어렵거나 제대로 된 안전교육을 제공받기 힘들다면 자전거 인구 증가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대구 신천에서 한 어린이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 신천에서 한 어린이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매일신문DB.

대구시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6억9천400만원을 들여 243곳에 2천801대를 보관할 수 있는 보관소를 만들었다. 올해도 1억5천400만원을 투입해 40곳 장소에 600대 규모 보관소를 만들고, 타이어에 공기를 넣을 수 있는 주입기 24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자전거 안전교육장과 수리센터를 각 구군에서 운영하고, 9억원을 들여 주요 간선도로와 생활형 자전거도로, 자전거 안전시설도 일제히 정비키로 했다. 특히 자전거를 이용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갖가지 시설을 확충할 경우 승용차 대신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판단이다.

김종근 대구시 교통국장은 "자전거는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교통수단이다.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관련 시설과 도로망을 확충하고, 관련 교육을 늘리는 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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