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포항 항공기 중요 피뢰침 없이 승객 목숨 담보 194회 운항

부산지방항공청, 항공기 운항정지 및 조종사·정비사 자격증명 효력정지 명령

항공기 꼬리 방향타에 피뢰침을 달지 않고 191회 운항한 에어포항 50인승 항공기 CRJ-200 2호기. 독자 제공. 항공기 꼬리 방향타에 피뢰침을 달지 않고 191회 운항한 에어포항 50인승 항공기 CRJ-200 2호기. 독자 제공.

㈜에어포항이 타 회사로 매각되기 전 주요 피뢰침을 달지 않고 항공기를 운항하는 등 중대한 안전수칙을 어긴 채 승객들의 목숨을 담보로 무리한 운항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방항공청은 23일 에어포항의 50인승 항공기 CRJ-200 1, 2호기 2대에 대해 15일과 6개월 운항정지 명령을 각각 내렸다고 밝혔다. 또 항공기 조종사 6명과 항공정비사 2명에 대해서도 30일 자격증명효력정지를 명령했다.

행정처분은 에어포항이 항공기 꼬리 방향타에 피뢰침을 부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10월 5일부터 11월 21일까지 1호기 3회, 2호기 191회를 위법 운항했다는 이유로 내려졌다.

항공기 피뢰침은 주 날개, 꼬리 날개, 방향타 등에 부착돼 있으며, 낙뢰를 맞게 되면 전류를 공기 중으로 흩어지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항공안전법은 항공기 10여개 피뢰침 중 날개 등의 피뢰침은 최대 5개가 없어도 다른 피뢰침이 대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항을 허용하지만, 꼬리 방향타 피뢰침은 대체가 불가능해 반드시 부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피뢰침이 없는 상태로 항공기를 운항하다 낙뢰를 맞을 경우 항공기 내부 첨단 설비가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파손돼 추락 등 대형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에어포항 한 간부는 "이 내용은 경영진들이 모두 알고 있었으며, 자금난 때문에 부품을 주문해놓고도 돈을 제때 주지 못해 배송이 안 되는 등 문제로 벌어진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공청 관계자는 "피뢰침을 달지 않고 운항을 했다는 것은 안전과 직결된 중대한 과실"이라며 "다만 현재 에어포항이 처한 사정, 조종·정비사가 과거 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에어포항은 지난해 12월 항공기 운항 중단 이후 리스 형태로 빌린 항공기 1호기를 반납했으며, 구입했던 2호기는 채무 관계에 묶여 현재 압류 상태다.

이들 항공기 2대에 대한 운항증명(AOC)은 항공운항 중단 허용 기준인 60일을 넘겨 효력을 상실했다. '상실'은 '취소'와 개념이 달라 항공기를 도입한 뒤 안전운항체계 변경검사를 완료하면 효력이 다시 발생한다.

베스트에어라인 관계자는 "에어포항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 점검에 따른 행정처분이 어떻게 내려질지 걱정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며 "결과가 나온 만큼 현재 에어포항이 갖고 있던 빚도 청산해 항공법상으로도 완전히 인수한 뒤 오는 8월 항공기 2대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편, 베스트에어라인은 아직 에어포항의 부채나 임금·경비 등 빚 일부를 남겨두고 있어 현행 상법상으로만 주인으로 등록돼 있을 뿐, 항공법상에는 이전 대표가 여전히 주인으로 기재돼 있다.

베스트에어라인은 지난해 11월 에어포항을 인수하기로 하고 절차에 들어갔으며, 기존 에어포항의 적자·항공운항 안전 문제 등으로 지난해 12월 포항공항을 중심으로 한 김포, 제주노선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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