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차 판 치는데…" 견인 단속 손 놓은 대구시

2013년 이후 견인실적 '0건'… "업체 모두 폐업했고 민원 많아 손대기 어려워"
불만 갖고 아파트단지 입구 막고, 주택 대문 가로막고… "악의적 사례는 단속 필요"

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북로 도로 양측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주차 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암북로 도로 양측에 차량들이 줄지어 불법주차 돼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대구 동구 지저동 한 단독주택에 사는 최모(68) 씨는 지난해 말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집 대문 앞에 누군가 승용차를 세워둔 뒤 일주일 넘게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차량에는 차주의 전화번호조차 없어 연락할 수도 없었다.

최씨는 해당 차량을 구청에 신고하고 견인을 요청했지만 "차주가 해외에 있어 당장은 조치가 어렵고, 한달 이상 장기 방치된 차량이 아니면 견인이 어렵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최씨 가족은 좁은 틈새를 비집고 자기 집 대문을 드나드는 불편을 감내해야 했다.

대구시가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제도 운영을 중단해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 8개 구·군에서 불법 주·정차 차량 견인업무를 위탁받았던 대행업체들은 지난 2013년 모두 폐업했다. 담당 지역 내에 차량 40대 이상을 입고할 수 있는 넓은 보관소를 운영하는 비용이 만만찮은 데다, 외제차 증가로 분쟁이나 소송에 휩싸이는 사례가 많아진 것이 원인이었다.

이들 업체들의 폐업 후 대구에서는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견인 실적이 전무하다. 대구시가 견인단속을 사실상 폐지하고, CCTV를 통한 단속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청이 자체적으로 견인차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장기 방치 차량 견인에 사용될 뿐 불법 주·정차 문제에는 손을 놓았다. 서구청과 달성군청은 견인차도 운영하지 않는다.

대구시 관계자는 "견인단속은 담당 공무원이 직접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현재는 CCTV 장착 차량을 통해 단속해 효율성은 더 높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불법 주·정차로 소방도로가 막히는 등 폐해가 드러나고 있고, 악의적으로 차량을 이용해 길을 막는 사례까지 발생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1월 대구 동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입주민 A(55) 씨가 전기차 충전기 설치를 요구하며 차량으로 단지 출입구를 막았을 때에도 견인할 방법이 없다 보니 차주가 스스로 차를 뺄 때까지 아파트 출입구는 완전히 차단됐다.

대구 한 구청 관계자는 "일반적인 불법 주·정차는 CCTV 단속만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업 중인 점포나 남의 집 앞에 며칠씩 주차해서 발생하는 민원이 잦아지다보니 견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시민 의견도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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