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동구청 인사발령 차일피일…공직사회 술렁

직원들, 업무 집중도 떨어지는 등 피로감 호소...
배기철 동구청장, 인사 폭 적어 중요도 높지 않아...

대구 동구청의 정기 인사발령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통상 기초자치단체들은 연말 인사를 확정하고 해가 바뀌면서부터 본격 업무를 시작하지만, 대구 8개 구·군 가운데 유일하게 동구청만 인사가 늦춰지고 있는 탓이다.

구청 직원들은 업무 집중도가 떨어지고, 새로운 업무를 기획·추진하기도 힘들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 기초단체 가운데 동구청을 제외한 7곳은 모두 지난해 말 인사를 확정하고 이달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수성구청은 청년 일자리 문제 등에 대응할 '미래경쟁력본부'를 신설했고, 서구청은 평생교육 전담 부서를 설치하는 등 변화도 뒤따랐다.

동구청 역시 지난해 말쯤 배기철 동구청장에게 인사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확정되지 않고 있다. 동구청은 지난 14일 뒤늦게 5급 이상 6명을 우선 발령내 빈 자리를 메꿨을 뿐, 6급 이하 직원들에 대한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일부 직원들은 업무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동구청 한 직원은 "올해 부서를 옮길 차례여서 지난해 말부터 어느 부서에 자리가 비었는지 긴장하며 살피고 있다. 업무가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니 일에 집중하기 쉽잖다"고 털어놨다.

배 구청장은 최근 동구문화재단 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도 협상안 확정을 미뤄 논란을 빚기도 했다. 동구청 한 관계자는 "배 구청장이 대구 상수도사업본부장 시절부터 결재를 제때 해주지 않아 직원들의 고충이 많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최근 동구문화재단 노조와 임금협상을 벌일 때도 협상안을 제때 확정하지 못해 노사 간 오해가 쌓였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배 구청장의 잦은 결재 지연과 관련, 최근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진위 파악에 나서 부서별 직원들을 상대로 전수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노조 측은 "일부 부서의 특정 업무를 제외하면 아직 결재 지연으로 실제 업무에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인사가 늦춰지는 데 대해서는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른 시일 내 확정할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배 구청장은 "올해부터 국장 자리 하나 늘리는 것을 대구시에 건의했는데, 이달 17일에야 인가가 이뤄져 발령도 덩달아 늦어진 것"이라며 "다른 구청과 달리 취임 직후 인사가 한 차례 이뤄졌다. 때문에 이번 인사에서는 조직개편이 없고 그만큼 인사 폭도 적다보니 직원들의 우려만큼 중요도가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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