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안동시의회 신청사, 민의 전당되기를

경북부 엄재진 경북부 엄재진

지난 한 해가 마무리되어 갈 즈음 안동시의회 조달흠 시의원은 '안동시의회 신청사 시대 개막! 신뢰 정치에 기반한 민의의 전당을 만들자!'라는 주제의 5분 자유발언에 나섰다.

그는 지방의회의 역량 강화에 따른 자율성과 책임성을 강조한 나머지 주어진 권한을 남용하거나 월권하는 등 의회의 오만과 독선이 도를 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질타했다. 시민에게 신뢰와 존중을 한몸에 받는 지방의회로 발전해 나가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방의회 공무 국외 연수 등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언급하면서 논란이 됐던 '안동시의회 청사 건립'에 대한 호된 여론의 질책도 빼놓지 않았다.

안동시의회 독립 청사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건립이 추진되자 집행부 예산 낭비를 감시해야 하는 의회가 오히려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한 우려도 밝혔다.

"이제 의원 스스로 변해야 한다. 소신 있는 의정 활동이 필요하다. 내실 있는 의회가 되어야 한다. 오만과 아집을 버려야 한다.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바라보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안동시의회를 실현해야 한다. 의회 청렴성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

조 시의원은 안동시의회의 방향성에 대해 조목조목 언급하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조 시의원의 5분 발언을 둘러싸고 안동시의회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시의원 개개인의 이러저러한 입장과 신청사를 둘러싼 비난적 여론을 의식한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그러는 사이에 안동시는 온갖 말썽이 불거졌던 안동시의회 신청사를 슬그머니 준공 처리했다. 공사 과정에서 드러난 금품 수수 사건은 '감독 공무원'과 '현장소장'의 개인적 비위로 경찰 수사가 일단락돼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게다가 언론과 신청사 원설계자가 꾸준히 지적해 온 설계 변경과 석연찮은 공사 자재 변경 사용 등에 대해서도 이렇다 할 조처가 없었다. 언제라도 불거질 불씨를 여전히 남겨둔 채다.

어찌 됐든 안동시의회 신청사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집행부'에서 '의회'로 넘어갔다. 오는 2월 안동시의회는 신청사에 입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년 집행부 더부살이를 마감하고 독립 청사 시대를 시작하게 된다.

의회는 그동안 신청사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도 이렇다 할 입장 없이 '침묵'으로 일관했다. 시민들의 비난 여론이 집행부가 아닌 의회로 쏟아졌지만 귀 막고 눈 가린 채 시간만 보내는 엉거주춤한 모양새였다.

"자신들이 들어가 살 청사가 얼룩지는데도 강 건너 불구경이다. 의회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게 상식 아니냐?"는 한 시민의 볼멘소리에 안동시의회가 이제 답해야 할 때다.

조달흠 시의원의 5분 발언처럼, 지난 연말 예산 심의에서 보여준 초선 시의원들의 결기 있는 의정 모습처럼, 신청사가 그야말로 오명을 벗어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민의의 전당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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