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와 함께]월차도 마음대로 못쓰는 달서구청 환경미화원

매달 급여 산정 전에 월차 신청 안하면 수당으로 지급…급한 일 생기면 급여 삭감 각오해야

대구 달서구청에서 기간제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는 A(57) 씨는 지난달 가정사로 근로시간 조정과 월차를 신청했지만 반려됐다. A씨가 사용할 수 있는 월차가 없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틀 동안 출근을 하지 못한 A씨는 주휴수당과 월차수당, 결근에 따른 임금 삭감분 등 30만원 가량을 받지 못했다.

A씨의 월차가 사라진 것은 달서구청의 '관행' 때문이다. 근로계약서 상에는 '한달 만근 시 1일의 유급 휴일 또는 1일분의 임금을 추가 지급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그 달에 쓰지 않은 월차는 다음달 급여에 수당으로 자동 지급되고, 월차는 모두 소진된다.

A씨처럼 개인적인 사정으로 급하게 휴무를 사용하려면 임금 삭감을 각오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셈이다.

A씨는 “정신질환을 앓는 누나가 집에 불을 지르는 등 위험한 상황이어서 입원 절차를 밟으려면 휴무가 필요했다"면서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데 한달 전부터 미리 휴무를 하겠다고 통보하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숨지었다.

구청측은 월차 수당이 산정되는 매달 1일 전에 미리 휴무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달서구청 청소과 관계자는 "단기 근로자인 환경미화원은 휴무보다는 바로 지급되는 수당을 더 선호한다"며 "유급휴일은 근로자가 미리 요청하면 쉴 수 있고, 별다른 말이 없으면 수당으로 지급한다고 계약 전에 설명한다"고 했다.

그러나 달서구청 소속 기간제 환경미화원 26명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달 10일까지 월차 휴가를 쓴 근로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에 비해 역시 기간제 환경미화원을 채용하는 동구청의 경우 연월차 수당을 계약 만료 직전에 합산해 지급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계약 만료 전에 사용하지 않는 휴무일을 계산해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근로자 의견을 수렴해 불편함이 제기되면 유급휴일 수당을 계약만료 전에 합산해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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