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의 계절,여름이 찾아왔다.

수제맥주 전문점 '파브리코' 박운석 대표가 수제맥주를 잔에 담고 있다. 강민호 기자 kmh@imaeil.com 수제맥주 전문점 '파브리코' 박운석 대표가 수제맥주를 잔에 담고 있다. 강민호 기자 kmh@imaeil.com

 

맥주의 계절, 여름이 본격적으로 찾아왔다. 무더한 날씨 속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도, 무더운 여름밤 야외 나들이에서도 시원한 맥주 한 잔은 훌륭한 피서이다. '(4캔에)만 원의 행복'으로 통하는 수입 캔맥주부터 출시된 지 두 달도 안 되어 3천9백만 병이 팔려 '1초 10병' 타이틀을 단 국산 맥주까지 그 종류도 국적도 다양하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맛있는 맥주에 대해 알아보자.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한 여름의 무더위를 날리자.게티이미지뱅크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한 여름의 무더위를 날리자.게티이미지뱅크

 

◆라거VS에일 맥주란?

술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에일'이나 '라거'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있을 테다. 에일과 라거는 맥주를 두 종류로 나누는 가장 큰 카테고리인데 발효 방식에 따라 정해진다.

먼저 하면(下面) 발효방식인 라거는 발효가 끝났을 때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한다. 발효 온도 또한 중요한데 10도 내외의 저온에서 발효하는데 투명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라거 맥주는 전 세계 맥주시장의 75%를 차지해 가장 대표적인 맥주로 여겨진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국내 맥주의 모든 브랜드가 라거 방식의 맥주이다. 하면 발효 맥주로는 아사히, 칭다오 등 아시아권 맥주와 미국의 버드와이저가 있다.

영국 맥주로도 불리는 에일은 상면(上面) 발효방식으로 만든 맥주이다. 홉의 첨가 여부를 에일과 라거를 나누는 요인으로 여길 때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에일에도 홉이 들어가기 때문에 발효 방식으로 맥주의 종류를 나누는 것이 맞다. 상면 발효맥주는 발효액이 뜨는 성질의 효모를 넣고 10~25도의 상온에서 발효한다. 맥아의 농도가 높고 상온에서 발효하기에 불투명한 색깔을 내고 깊이있는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저온저장, 발효시설이 필요한 라거에 비해 에일은 설비가 간고해 작은 양조장에서도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맥주라고 하면 시원함 이전에 톡 쏘는 탄산의 청량감을 기대하지만 전통적인 영국 펍 스타일의 에일에는 탄산이 없다.

최근 영국맥주도 국제적 대세를 따라가는 추세이다. 상면발효를 고집하던 영국의 맥주 회사들도 최근 전 세계적인 라거의 추세에 따라 하면 발효방식을 사용한 맥주를 생산하는 것이 일례이다. 대표적 상면 발효맥주로는 기네스사의 스타우트이다. 이 외에도 상면 발효맥주로는 호가든, 브라운 에일 등이 있다.

 

시원한 얼음속에 담긴 맥주 시원한 얼음속에 담긴 맥주

 

◆국산 맥주는 맛이 없을까?

대한민국 주세법에 따른 맥주의 정의는 '엿기름(맥아)과 홉, 밀·쌀·보리·옥수수·수수·감자·녹말·당분·캐러멜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것 중 하나 이상의 것과 물을 원료로 하여 발효시켜 제성하거나 여과하여 제성한 것' 이다. 줄여서 말하면 싹을 틔운 보리나 밀을 발효해 향신료인 홉을 넣어 만든 술이다.

이 외에 알코올 도수나 용기에 대한 기준은 모호한데 통상적으로 개인이 구매해 즐기는 유리나 페트병, 그리고 캔맥주가 일반적이다. 시판되는 맥주의 도수는 평균 7(4~12)도이다.

한 때 국내 맥주는 맥아 함량에 대한 기준이 없어 맛이 없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일본 맥주는 맥아의 함량이 67% 이상으로 정해져 있어 깊은 맛이 나는데 우리는 그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맛이 없다는 것이 소문의 이유이다. 맥아 함량에 대한 내막은 이러하다. 실제로 1999년 맥주를 정의하는 맥아의 함량은 66.7%에서 10%로 기준이 확 낮아졌다.

당시 일본에서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던 발포주(맥아의 함량이 적은 술)가 국내에 상륙했다. 주세(酒稅)는 맥아의 함량과 비례하는데 맛이 좋으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발포주가 국내 시장을 점령할 것을 의식해 정부는 맥주의 정의를 '맥아 10% 이상'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런 탓에 국산 맥주가 맛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떠돌았지만 실제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맥아 비율을 똑같이 66.7%대로 맞추고 있다.

오히려 다양한 맛을 내기 위해 맥아의 비율을 100%에 가깝게 올린 맥주도 출시되었다. 맥주의 맛은 맥아의 비율로 정해 진다기 보다는 첨가하는 홉이나 효모의 종류 그리고 발효환경부터 관리 상태가 다양하게 맛을 좌우한다. 맥주의 용기가 맛을 좌우한다는 말은 객관적 근거가 없다.

파브리코 박운석 대표는 캔맥주와 병맥주 어떤 것이 맛있는 맥주라기보다는 제조날짜, 보관상태 그리고 철저히 개인의 취향에 따른다고 말한다. "방금 만든 수제맥주, 맥주공장 견학을 가면 맛보는 맥주가 맛있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맥주도 음식이기 때문에 신선할 때 가장 맛있다."

 

수제맥주 전문점 '파브리코' 박운석 대표가 수제맥주를 잔에 담고 있다. 강민호 기자 kmh@imaeil.com 수제맥주 전문점 '파브리코' 박운석 대표가 수제맥주를 잔에 담고 있다. 강민호 기자 kmh@imaeil.com

 

◆맥주 종주국은?

맥주라고 하면 곧바로 떠올리는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에서는 14살 때부터 맥주를 마실 수 있고 맥주 공장만 1천300여개가 운영 중이라고 하니 맥주를 명실상부 국민 음료라고 부를 만 하다. 독일식이 지향하는 맥주는 '순수성'이다.

독일에서는 1516년 정부가 공포한 '맥주순수령(麥酒純粹令)', 즉 맥주의 주 원료로 보리와 홉, 그리고 물 이외에는 첨가할 수 없다는 규칙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독일 내에서 기술자를 양성하는 마이스터 학교의 일환으로 브라우마이스터(Braumeister)가 있다. 독일 맥주는 원칙을 고집하면서도 끊임없이 좋은 품질로 변모하고 있다.

독일과 맥주 종주국으로 한 축을 이루는 것이 바로 영국이다. 영국 맥주를 대표하는 것은 상면 발효방식으로 생산하는 '에일'이다. 예전 영국에서는 홉의 첨가 여부에 따라 에일과 맥주를 나누었으나 현재는 상면 발효된 맥주의 통칭이 에일이 되었다. 영국 전역에는 8만 여개의 펍(Pub)이 있는데 대규모 저장설비가 필요 없는 에일은 소규모 양조장에서도 제조하기 용이하다.

독일과 영국은 맥주와 관련한 각종 타이틀 경쟁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 중 한 가지가 도수가 높은 맥주 만들기이다. 2009년 독일의 작은 양조회사 쇼르쉬(Schorschbräu) 알코올 도수가 무려 31도인 맥주 '쇼르쉬복 31%(Schorschbock 31%)'를 선보인다.

쇼르쉬(Schorschbräu) 社는 자연 상태 효모가 만들 수 있는 알콜 도수 15%를 극복하기 위해 맥주를 끓이지 않고 얼려 만드는 공법으로 높은 도수의 맥주를 개발했다.

이를 의식한 영국의 맥주 제조사는 곧바로 더욱 높은 도수의 맥주를 생산하고 독일과 영국은 양보없는 도수 경쟁을 이어갔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도수가 높은 맥주는 알코올 도수 67.5%의 스네이크 베놈(Snake Venom)이다. 스코틀랜드의 양조사 브루마이스터의 스네이크 베놈은 높은 도수 때문에 수입이 제한된 국가도 있을 정도로 악명 높다.

◆함무라비 법전에도 맥주법이?

맥주의 역사는 6천2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경사회의 시작은 집과 먹이를 찾아 떠돌던 인간이 정착을 하면서, 경작하는 농산물로 음식 조리법을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 때의 발명품 중 하나가 맥주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최초의 맥주에 대한 정보는 고대 이집트 시대의 기록에서 살펴볼 수 있는데 당시의 맥주는 곡물을 발효시킨 걸쭉한 죽의 형태로 식사처럼 먹었다.

맥주의 역사는 3천700년 전 함무라비 법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매우 엄격한 함무라비 법은 맥주에 관해서도 예외가 없었다. 고대 바빌로니아에서는 비어홀(술집) 주인이 상태가 나쁜 맥주를 팔거나 이물질을 넣으면 물에 넣어 수장하는 법이 있었다. 그리고 범죄자를 비어홀에 숨겨두면 주인을 사형하거나 속세에 머무는 종교인이 술집을 차리거나 마시면 화형에 처하기도 했다.

중세 유럽 시대에는 수도원 양조장이 재원 마련의 큰 축을 담당했는데 이 때 다양한 맥주가 생겨났다. 오거스티나, 파우라나 등 성자의 이름이 맥주 브랜드로 붙기 시작했고, 구로 스타비야라는 맥주 이름은 지금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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