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세월의 저편

장삼철 삼건물류 대표·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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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에게 2019년인 올해는 의미가 깊은 해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40년, 나이로는 60, 정년이 해당되는 친구들은 올해가 마지막 근무이기도 하다. 1979년 1월에 졸업장을 받고 교문을 나섰으니 그해 대학을 간 친구들은 79학번이 된다. 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 중에서도 볼륨 층에 속한다. 또래 인구수가 엄청 많다는 이야기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이 한창일 때 어린 시절을 보냈고, 고교 졸업하던 해에는 박 대통령이 시해를 당하는 10·26 사태가 일어났다.

인문계를 졸업했지만 대학을 진학하지 않고 바로 사회생활의 길을 걸었다. 친구들이 대학을 입학하던 3월에 벌써 간판 가게를 열었던 것이다. 고 3때는 이미 진학을 포기하고 기술을 습득하러 광고사 부근을 기웃거렸다. 한때 미술대를 꿈꾸었기 때문에 그쪽 방향으로는 소질이 닿아 있었다.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은 연합고사를 합격해 대구로 유학 간 아들이 진학을 하지 않는 것에 적잖이 실망을 하셨지만, 사립대 입학금 정도의 밑천을 대주셨다.

요즘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스무 살짜리가 어떻게 가게를 낼 수 있지?" 하는 의문이 들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시골 출신이라 농촌에서는 초등학생도 농삿일을 거들어야 하고 소꼴도 베야한다. 중학생이면 낫도 갈 줄 아는 등 웬만한 중머슴 정도의 일꾼이 된다. 어릴 때부터 썰매도 만들고 팽이도 깎고 연도 띄웠기 때문에 기본적인 공작 기능이 갖춰진 상태였다. 당시 간판 제작업은 디자인 감각만 있으면 기술적으로는 그리 어려운 편이 아니었다.

그 일은 군 입대 전까지, 2년 정도 하였다. 약관의 나이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 많은 경험을 했다. 사기꾼도 만나고 은인도 만났다.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다는 걸 그 나이에 알았다. 그 경험은 인생 전반에 걸쳐 큰 도움이 된다. 대학을 다니던 친구들이 가게를 많이 찾았다. 낮에는 짜장면을, 밤에는 술도 얻어먹을 수 있었으니 '참새 방앗간'이나 다름없었다. 물론 시공 갈 때는 보조기사 역할로 거들어 주기도 했으니 상부상조였던 셈이다. 그 친구들과는 깊은 우정을 쌓아 지금도 잘 지낸다.

특히, 올해는 운수업에 종사하게 된 지 15년이 되는 해이다. 운수업은 내 인생 최대의 터닝 포인트라 할 수 있다. 40대 중반의 나이에 큰 위기를 맞았었다. 무일푼의 상태로 생판 낯선 운수업에 뛰어들었다. 단기필마, 8톤 트럭 한 대로 물류운수업에서 나름 기반을 다졌다. 대학을 나와 직장생활을 하던 친구들은 이제 퇴직을 하지만 난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뒤돌아보면 지난 40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앞으로 그 격했던 순간들을 이야기 하려고 한다. 수필가이니 정감 넘치는 수필도 곁들여 가면서. 장삼철 삼건물류 대표·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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