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에]강남좌파와 조국 교수

겉으로는 서민과 약자 위하는 척
가진 자의 위선에 빠진 ‘강남좌파’
폴리페서·위장 전입·재산·가족 등
본인의 말처럼 진솔하게 해명해야

노동일 경희대 교수 노동일 경희대 교수

'법학계의 장동건'. 교수들 사이에서 조국 서울대 교수를 지칭하던 말이다. 농반진반이지만 조 교수의 준수한 외모를 보면 전혀 근거 없는 별명은 아니다. 서울대 교수에, 미남에, 게다가 부자이기까지. 부러우면 진다지만 솔직히 부러운 건 어쩔 수 없다.

조 교수는 스스로를 '강남좌파'로 규정하는 데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강남좌파라는 비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곤 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을 비난하는 것은 "조지 클루니 입 닥치라는 것"과 같다는 말로 응수한 바 있다. 서구의 이른바 '캐비어 좌파' '리무진 리버럴'이나 '샴페인 사회주의자'와 강남좌파를 동일시한 것으로 보인다.

왜 하필 조지 클루니인지는 의문이다. 많은 서구 좌파 인사들 중 조 교수와 가장 비슷한 인물은 교수인 노엄 촘스키 같은데 말이다. 미상불 클루니를 닮기는 했다. 늘 의식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는 제스처에, 멋지게 들리는 말을 골라 쓰고, 매일 새로운 텀블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서는 등 연예인적(?)인 기질이 비슷하긴 하다. 그렇더라도 조 교수가 이런 용어들의 진짜 뉘앙스를 아는지 모르겠다.

스티브 프레이저가 같은 이름의 저서에서 묘사한 '리무진 리버럴'은 일반적으로 고학력에 부유한 상류층이면서 진보적 이념을 추구하는 (주로 민주당) 정치인을 일컫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역사학자인 저자는 리무진 리버럴이 실제로는 위선적인 진보 정치인을 비아냥거리는 말로 굳어진 역사를 천착하고 있다.

겉으로는 서민과 약자를 위하는 척하지만 본인은 부자 동네에 살면서 고급 리무진을 타고 자식들을 서민들은 감당하기 힘든 비싼 사립학교에 보내는 진보주의자들의 위선과 가식을 꼬집는 부정적인 용어인 것이다. 단순히 부자이면서 진보적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과는 다른 뉘앙스이다. 강준만 교수가 강남좌파라는 용어를 쓴 이유도 마찬가지다. 특히 범여권 386 등 의식과 물질이 따로 노는 가진 자의 위선이나 허위 의식을 비판할 때 주로 쓰인다. "강남좌파가 많아져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식의 긍정적 의미는 아닌 것이다.

그동안 숱하게 목격한 강남좌파들의 행태는 그 용어의 부정적 인상을 굳게 해준다. 말로는 재벌 해체를 외치면서 속으로 그 재벌 기업들에 투자하여 부를 쌓는다. 외고 폐지 등 평등 교육을 주장하면서 자신의 자녀들은 주로 외고나 유학 등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교육을 시킨다. 자신들은 자유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면서도 겉으로는 그 모순을 지적하며 사회주의를 꿈꾼다. 환경주의자로 원자력을 사갈시하면서 태양광 설치 명목으로 국토가 유린되는 데 대해서는 침묵을 지킨다.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경우도 이 같은 부정적인 강남좌파의 범주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시도조차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로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던 조국 교수이다. 정부를 비판하면 친일파요 매국노로 단정한 '조국 민정수석'은 다른 사람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조국 법무부장관'은 정부의 견해와 다른 의견을 '가짜 뉴스'로 규정하고, 박멸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극도의 편향성과 당파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인사가 법무부장관의 생명인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킬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 법무부의 영문 명칭(Ministry of Justice)은 정의 자체를 표상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폴리페서 논란, 위장 전입과 재산 및 가족 관련 각종 의혹 등은 어떤 해명을 내놓는지 일단 지켜보겠다. 중요한 것은 논점을 흐리지 않는 것이다. 임명직이냐 선출직이냐는 폴리페서 논란의 본질이 아니다. 일방적으로 특정 정치세력의 전위대 노릇을 하던 지식인이 그에 따른 정치적 반대급부를 받는 게 옳은 처신이냐 하는 게 핵심이다.

위장 전입이 2005년 이후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본인은 위장 전입을 생각도 않았기에 과거 위장 전입을 그토록 비난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사모펀드 투자가 불법인지 이익을 냈는지 여부도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왜 그런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는지가 관심이다. 역시 상식으로는 이해 불가인 가족들 문제도 사생활 문제라고 피해 갈 수 없다. 본인과 부인, 그리고 모든 가족들이 밀접하게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본인의 말처럼 진솔하게 사실대로 해명해야 한다. 하루만 맞고 가면 끝날 일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단순히 부자이면서 좌파적 행태를 보이는 것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위선과 이중성이 문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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