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대구시립중앙도서관 개관100주년을 기념하며

유성동 문화기획가·일상의 문화연구소장

유성동 문화기획가 유성동 문화기획가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은 동네 작은 도서관이었다."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이 외에도 위인들의 도서관 예찬은 어렵잖게 찾아볼 수 있다.

도서관은 공동체 구성원의 지적 사유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장치이고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자유롭게 공유되는 공간이며 더 나아가 민주적인 삶을 교육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그래서 일찍이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는 도서관권리선언(1939)을 통해 도서관을 정보와 사상이 자유롭게 유통되는 광장(FOUM)에 비유하고 있다.

차치하고 우리에게는 책 한 권 손에 쥐기가 쉽지 않고 온전히 책 한 쪽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조차 갖지 못한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 대구시립중앙도서관은 시민들을 품고 시민들은 책을 품어 온 보석 같은 공간이다. 부모에게서 자식으로 그 자식에게서 자식으로 그렇게 대를 이어 현재진행형으로 쓰여지고 있는 살아 숨 쉬는 역사다. 그런 중앙도서관(이하 중도: 중앙도서관의 애칭)이 개관 100주년을 맞는다.

중도는 그 역사성과 상징성 그리고 장소성의 측면에서 이미 그 자체가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필자는 중도가 1974년 구 법원 청사에 있을 때부터 그 기억을 오롯이 가지고 있다. 공부방이 없고 책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던 당시 중도는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 주었다. 구 법원의 건축 양식은 어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고 넓고 조경이 잘된 마당과 정원은 더없는 놀이터가 되기도 했다. 부족한 자리를 얻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길게 줄 서서 기다려야 했고 구내식당에서 값싼 우동으로 허기를 달래던 기억이 선명하다.

중도는 긴 세월 동안 수동, 동인동, 포정동, 삼덕동, 공평동으로 몇 번의 이전에도 중구 인근을 벗어난 적이 없으며 1985년에 신축, 현재에 이르고 있다. 청사는 바뀌었어도 이처럼 편리한 교통, 뛰어난 접근성, 동성로 등 번화가를 끼고 있는 주변 환경으로 각 구별로 도서관이 생긴 이후에도 절대다수의 대구 시민이 애용하고 있는 것은 그 전통과 역사성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그런 이유로 중도의 개관 100주년은 온 시민이 함께 축하해야 마땅한 일이다. 도서관 관계자들이 이런저런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치르느라 분주했다. 대구시나 교육청 차원에서 관심과 지원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다. 부족한 예산과 여건 속에서도 도서관 업무는 물론 이번 행사까지 준비하고 치러내느라 동분서주한 직원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100년 중도는 시민의 손길과 발길이 닿고 닿은 서민들의 애환이 녹아든 역사다. 신분 소득 지위에 관계없이 시민들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지식 문화 쉼터이며 재충전소이다. 지금도 일반인은 물론 취업 준비, 퇴직 후 재취업 준비 등 저마다의 소망과 꿈을 낡은 열람실에서 키워가고 있다.

한 세기를 지나 새로운 한 세기로 나아가는 중도에 우리 모두 좀 더 적극적인 관심과 애정을 쏟을 필요가 있다. 특히 예정되어 있는 도서관 리뉴얼 공사에 큰 기대를 걸어본다. 국채보상운동 기념 아카이브 사업과 연계하여 논란이 있었고 아직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까지가 지식을 나눈 100년이라면 앞으로의 100년은 지식을 만들어 낼 100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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