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기억되는 메시지의 비밀

사람들은 오늘도 다이어트와 전쟁을 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제공 사람들은 오늘도 다이어트와 전쟁을 하고 있다. 사진: pixabay 제공

광고를 만들 때 떠올려선 안 되는 단어가 있다. 바로 '불가능'이라는 단어이다. 당신이 아이디어가 부족한 이유도 바로 이 단어 때문이다.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을 할 때마다 '그건 안 돼. 불가능한 일이야'라고 단정 짓기 때문에 빅아이디어를 만날 수 없다. 당연하다. 아이디어는 자신의 존재를 믿어주고 사람 앞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필자는 광고를 만들 때 불가능한 문장을 써보는 편이다. 예를 들어, 굉장히 맛있는 음식인데 살은 하나도 찌지 않는다고 가정해본다. 세상에 그런 음식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살찌는 염려 없이 과식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 상상을 노트에 그대로 써본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음식'

물론 굉장히 이기적인 발상이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 광고에서는 어떠한 상상력도 허락되기 때문이다. 이기적인 상상을 했다고 누가 잡아가지 않는다. 필자는 살찌지 않는 음식을 만들 순 없지만 인식을 만들 순 있다. 음식을 먹지만 과식하지 않게 한다든지, 스스로 자제할 수 있는 인식을 만들어 줄 수는 있다. 사실 그것이 광고인의 핵심 역할이다.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담은 도시락이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보기만 해도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담은 도시락이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필자는 아이디어를 도시락으로 접근했다. 맛있는 음식을 담는 그릇에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담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맛있게 밥을 먹다가 밥맛이 떨어지게 할 순 없을까?'를 고민하다 도시락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밥을 먹으면 먹을수록 보이는 도시락의 밑 부분에 아이디어가 있을 것 같았다. 이곳에 촌철살인의 메시지나 이미지를 두면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나올 듯했다. 필자가 찾은 답은 비만한 뱃살이었다.

도시락 바닥에 살찐 뱃살 이미지를 합성해두어 밥맛이 떨어지게 하는 전략이었다. 생각해보라. 한참 맛있게 먹고 있는데 바닥에 나의 미래의 뱃살이 보인다면 말이다. 갑자기 식욕이 떨어지고 숟가락을 놓고 싶을 것이다.

도시락 바닥에 살찐 뱃살 이미지를 합성했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도시락 바닥에 살찐 뱃살 이미지를 합성했다. 사진: ㈜빅아이디어연구소 제공

사실 기업 강연을 다닐 때 이 광고를 보여주면 반응이 극과 극이다. 한바탕 웃으며 보는 사람도 있고 "어우"라며 한숨을 쉬는 사람도 있다. 반응은 다르지만, 허가 찔린 것은 둘 다 똑같다. 메시지가 없을 것 같은 곳에 이미지를 숨겨두었기 때문이다.

광고를 만들 때 반드시 기억하자. 첫째, 불가능한 문장을 써보는 것. 둘째, 그 문장을 지우는 것. 이 두 가지만 지켜도 당신 앞에 빅아이디어가 나타날 것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인의 생각 훔치기' 저자.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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