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향을 생각하며, 양파 소비에 동참을!

김태환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장

김태환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장 김태환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장

요즘 양파를 보니, 1974년 초등학교 3학년 시절이 떠오릅니다. 부모님은 고추 농사를 지었습니다. 당시 고추가 한창 붉어지고 수확 시기가 되면 저도 방과 후에 부모님을 도와 고추를 땄습니다.

어느 날 세차게 내리는 소나기 속에서 우의를 입은 채 붉은 고추를 하염없이 수확한 적이 있습니다. 비료 포대에 담은 고추는 빗물과 뒤섞여 무척이나 무거웠고, 땅도 빗물에 젖어 발을 떼기도 힘들었습니다.

어렵게 수확한 고추를 고추 굴의 건조대에 나란히 정리하고 연탄불 화로로 열을 가해 건조합니다. 마른 고추를 상'중'하품으로 선별, 큰 보자기에 담아 오일장에 나가 팔았습니다.

고추 보자기의 부피는 제 몸보다 컸는데 받는 돈은 얼마 되지 않아 허무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돈으로 사탕과 노트, 필기도구를 사며 참으로 뿌듯했고, 돈 버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현재 농촌에서 가장 심각한 상황 중 하나가 '인력 부족'과 '비싼 인건비'입니다. 농가에서 인건비를 주고 나면 남는 것은 거의 없고, 고된 작업으로 인해 허리가 아프고 몸이 불편해도 어쩔 수 없이 고통을 참아가며 농사를 지어야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작황 호조로 인해 양파 농사가 대풍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자연재해보다 더 무서운 '풍년 기근'으로 경제적으로도, 심적으로도 농민과 우리의 고향에 큰 아픔이 되고 있습니다.

성인 남성이 힘겹게 들 수 있는 양파 20㎏을 시장에 판매하면 받는 돈은 고작 6천원 내외입니다. 겨우 국밥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돈입니다. 양파는 기원전 3천500년 이집트에서 재배한 기록이 있고 올림픽 경기에 참가하는 고대 그리스 선수들과 로마의 검투사들은 체력을 강화하기 위해 양파를 섭취했다고 전해집니다.

양파의 매운맛을 내는 황화아릴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고, 비타민C와 마그네슘도 풍부해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특히 인슐린 작용을 촉진해 혈당 조절을 돕는 성분인 크롬이 풍부해 만병의 근원인 당뇨병 예방을 도와줍니다. 또한 알리신 성분도 풍부해 일산화질소를 배출하고 혈압을 낮춰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줍니다. 각종 암세포를 퇴치하는 효과도 있고 항산화제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케르세틴은 피로를 푸는 데 좋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해주고 각종 암세포를 퇴치하는 효과 등도 있습니다. 양파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착한 채소입니다. 100g당 40kcal로 낮은 열량에 섬유질은 풍부하고, 케르세틴 성분은 몸에 불필요한 중성지방을 녹여줍니다.

필자도 3개월간 양파즙을 먹어보니 콜레스테롤 수치가 많이 낮아져 건강도 좋아지고 덩달아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농자는 '천하지대본'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근간이 바로 '농사를 근본으로 하는' 땅입니다. 대대손손 유지한 그 농지에서 지금 양파가 계속해서 수확 중입니다. 풍요로운 농토와 농촌의 힘을 얻고 싶은 도시민들의 따뜻한 정을 농민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정이 건강에도 좋은 '양파 소비운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지금 농심(農心)은 더욱 간절히 당신의 따스한 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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