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더불어 사는 길

손상호 경북대 교수·시인

손상호 경북대 교수·시인 손상호 경북대 교수·시인

출근길에 탈북의사가 라디오 앵커와 나누는 대담을 들은 적이 있다. 대담 중에 북한의 의료체계가 양⋅한방 협진 시스템이며 북한의 의사들은 양방과 한방 모두를 공부하고 진료한다고 했다. 우리는 어떤가? 아직 길이 먼 듯하다. 의료인들은 생명의 질병을 치료해서 그들을 고통으로부터 건져내는 사람을 말한다면 서로 도와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내는 게 그들에게 주어진 임무일 것이니 반목질시해서는 안될 것이다. 양⋅한방을 전공한 나의 아들내외에게도 해주고 싶은 말이다.

인류 4대문명 중 3대문명은 동양에서 시작되었고, 서양이 중세 암흑시대 1,500년을 어둠 속에서 신음할 때 동양은 종이와 화약과 나침반을 만들어 서양에 전했다. 이와 같은 발명품이 있었기에 서양과학이 발달하고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할 수 있었고 서양의 산업혁명이 자릴 잡을 수 있었다. 지금은 서양이 이루어놓은 근⋅현대 찬란한 과학문명이 동양으로 돌아와서 동양의 사회를 비롯해 경제에 이르기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다. 이처럼 인류문명은 돌고 도는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동서양을 구분하지 말고 하나의 세계로 봐서 문명을 읽어내고 발전시켜야할 것이다. 의술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동서양 의술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불치의 병을 함께 고민해야할 때라고 본다. 하버드 의과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미국 내 대다수의 의과대학이 침술과 지압요법, 약초학과 같은 동양의 대체의학과정을 개설하고 있다는 뉴스도 있다.

인류에게 가장 위대한 선물인 전기를 만들어냈던 과학자 마이클 패러데이는 발전기, 변압기, 모터를 발명했지만 한 푼의 돈도 받지 않고 인류에게 기부했다. 과학의 산물은 인류의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과학자로서 양⋅한방 의료인들께 한마디 드리고 싶다. 진단이나 치료에 사용되는 초음파, X-ray, MRI, LASER 등등은 과학자가 발명해서 질병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로 응용한 것들이니 이것들을 두루 활용해서 고통 받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해 주시기 바란다. 사욕에 눈이 멀기보다 난치병에 도전하고 신음하는 환자의 고통에 귀를 기울여주는 의료인이 되어주시기 바란다.

더불어 사는 길이 시급한 것은 비단 이들 의료계뿐만이 아니다. 사업주와 노동자, 검찰과 경찰, 여당과 야당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자세부터 가져야 한다. 진정한 상생은 '사람이라는 삶이 힘든 존재와 더불어 산다'는 마음에서 나온다. 좁은 땅에서 서로 헐뜯고 죽이려 든다면 이 나라는 미래가 없다. 제발 좀 더불어 살자. 손상호 경북대 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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