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 플라시보효과

현동헌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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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플라시보효과(placebo effect)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플라시보(placebo)'라는 단어는 원래 '좋아지게 하다, 만족스럽게 하다'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이 단어가 의학적인 관련을 가지게 된 것은 1785년 발간된 '신의학사전(New Medical Dictionary)'의 기타 의료행위 항목에 수록되면서였다.

1794년 게르비(Gerbi)라는 이탈리아 의사는 이상한 사실을 발견한다. 치통환자 이의 통증에 벌레의 분비물을 발랐더니 환자의 68퍼센트가 1년 동안 치통이 나타나지 않았다. 특별히 그 벌레의 분비물이 치통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었지만, 게르비나 환자 모두 효과가 있을 것이라 믿었던 결과 실제로 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들이 알려지면서 '플라시보'란 단어는 1800년대 초반부터 서서히 오늘날의 의미와 매우 흡사한 뜻을 갖게 되었다.

'엄마 손은 약손'이라는 말도 이런 원리일 것이다. 어릴 때 이 말을 들으면서 엄마가 배를 쓸어주면 서서히 복통이 가라앉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은 나이가 든 다음에도 배를 쓸어주었을 때 비슷한 효과를 기대하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일 것이다. 플라시보효과는 앞으로 일어날 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반응할때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오페라에서도 이런 플라시보효과가 잘 나타나 있는 작품이 있다. 그것이 바로 가에타노 도니젯티(Gaetano Donizetti)의 작품 '사랑의 묘약'이다.

한 시골에 수줍음 많고 자존감 낮은 젊은 농부 네모리노는 아름다운 지주의 딸 아디나를 짝사랑한다. 어느 날 아디나는 트리스탄과 이졸데 이야기책을 읽어주게되고 트리스탄이 이졸데에게 사랑의 묘약을 먹이는 장면이 나오자 진짜 그런 묘약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그 마을에 찾아온 돌팔이 약장수인 둘카마라에게서 사랑의 묘약으로 속아 싸구려 포도주를 사게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술기운에 자신감도 생기게되고 마을 여자들이 자신에게 실제로 관심을 가지고 서로 다가온다. 사실은 네모리노의 삼촌이 죽으면서 막대한 유산을 그에게 남겼다는 내용의 유언소식 때문에 여자들이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모르는 네모리노는 자신이 둘카마라에게서 산 묘약의 약효 때문이라고 굳게 믿었던 것이다.

이것은 생각과 마음가짐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도 가지고 있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다는 말처럼 자신의 선택에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고 집중할 때 플라시보의 뜻처럼 우리의 상황들이 점점 좋아지고 만족스운 결과들을 만들어 낼 것이다. 이러한 믿음이 더 절실하게 요구되는 오늘 스스로에게 사랑의 묘약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 현동헌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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