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 광고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세 가지 방법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제공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진: pixabay 제공

문득 떠오른 아이디어를 당신은 어떻게 기록하는가? 필자는 아이디어를 적어둔 쪽지를 잃어버려 낭패를 경험한 적이 많다. 그럴 때는 마치 적금 통장이 날아간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큼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필자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다양한 방법을 경험했는데 그 노하우를 독자와 공유하려고 한다.

첫째, 디지털 기계를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용하라. 필자는 학생 시절, 아날로그 방식으로 아이디어를 기록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생각난 아이디어라면 노트에 적어두었다가 이면지에 그림을 그려서 보관했다. 하지만 이면지는 묶음이 되지 않아 보관의 어려움이 있었다. 더군다나 언제 낸 아이디어인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때부터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니 시간의 흐름이 보였고 2권, 3권 쌓아가는 맛이 있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좋아지는 것이 눈에 보여 좋았다. 하지만 이 방법도 휴대전화가 나오면서 실효성이 없어졌다. 생각나면 전화기에 바로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방법으로 여러 앱을 사용해봤다. 그중 최고의 앱은 바로 에버노트다. 에버노트의 장점은 연동 기능에 있다. 휴대전화에서든 회사 PC든 연동되기 때문에 기기에 따라서 데이터를 옮길 필요가 없다. 비밀번호 잠금장치도 있어 아이디어 노출 확률도 낮다.

하지만 이렇게 휴대전화 타자기만 치니 쓰는 맛이 없었다. 그때부터 의도적으로 펜이 있는 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그리고 펜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로 써 기록했다. 즉, 디지털 기계에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기록한 것이다.

더 빠르고 더 쉬운 장치를 이용해 기록하라. 사진: pixabay 제공
더 빠르고 더 쉬운 장치를 이용해 기록하라. 사진: pixabay 제공

둘째, 미팅 때 수첩보다 노트북을 활용하라. 대개 클라이언트 미팅은 수첩이나 다이어리를 활용한다.

하지만 이 경우는 고객의 요구 사항을 놓치는 경우가 생긴다. 노트북은 조금 다르다. 양손으로 컴퓨터 자판을 치는 것이 훨씬 빠르고 편리하다. 고객의 니즈를 기록하는데 더 수월하다.

지금 독자는 조금의 의문이 들 것이다.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방법에 얘기하는데 왜 고객과의 대화를 적으라고 하지? 고객과의 대화에 많은 아이디어가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그렇다. 광고주와 얘기할 때 사실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 고객과 대화를 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민하게 기록해라. 의외로 괜찮은 아이디어를 만나게 된다.

셋째, 기록할 것이 없을 때는 주변 사물을 활용하라.

필자에게 아이디어가 우르르 쏟아지는 시간이 있는데 바로 아침에 샤워 시간이다. 이럴 때는 참 난감하다. 하루 중 인간이 유일하게 휴대전화와 떨어지는 시간이 아닌가. 그럴 때는 주변 사물을 이용해 기록하곤 했었다.

필자의 경우 습기가 찬 유리에 아이디어의 키워드를 써서 기억을 도왔다. 예를 들어, 신호등에 아이스크림을 합성한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신호등 아이스크림'이라고 적어두는 것이다. 그리고 샤워가 끝나면 휴대전화로 달려가 에버노트에 아이디어를 기록한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아이디어 상품을 이용하고 있다. 물어 젖지 않는 종이와 펜을 구입해 샤워기 옆에 비치해두었다. 아이디어가 쏟아지는 시간에 이것보다 좋은 상품이 없다.

샤워할 때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마라. 사진: pixabay 제공
샤워할 때 쏟아지는 아이디어를 놓치지 마라. 사진: pixabay 제공

아이디어를 잘 내는 재능은 누구에게나 큰 축복이다. 하지만 그런 재능이 없다고 해서 실망하지 마라. 아이디어를 잘 기록하는 것으로 좋은 아이디어에 근접할 수 있다. 기록하는 것에 부지런하라. 탁월한 아이디어가 아니어도 생각나는 대로 기록하고 표현하라. 좋은 광고가 될 씨앗이 쌓여 있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빅아이디어연구소 김종섭 소장

광고를 보는 건 3초이지만 광고인은 3초를 위해 3개월을 준비한다. 광고판 뒤에 숨은 이야기들을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 '김종섭의 광고 이야기'를 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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