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애도의 봄

김동훈 연극배우

김동훈 연극 배우 김동훈 연극 배우

꽃은 그 성질과 설(說), 역사적 배경 등에 따라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데, 이를 '꽃말'이라 한다. 꽃말이 담긴 의미를 간략히 살펴보면 빨간 장미는 '사랑'을 상징하고, 개나리꽃은 '희망'을, 벚꽃은 '순결'을, 민들레는 '행복'을, 프리지아는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응원'을 나타낸다. 이처럼 여러 꽃말이 가진 의미를 통해 우리는 아이가 탄생하는 축복의 순간이나 학교의 졸업, 중요한 시험의 합격, 결혼을 하는 기쁨의 날, 죽음에 대한 애도의 표현에도 꽃에 담긴 꽃말을 통해 마음의 진심을 상대방에게 표현한다.

꽃들이 만개하는 요즈음 같은 봄철에는 발걸음을 내딛는 길목에 핀 들꽃조차 우리에게 설렘과 기쁨을 선사한다. 때문에 4월의 따뜻한 날씨와 어우러진 꽃은 많은 이들에게 주로 사랑의 고백 혹은 축하 등의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오늘 꽃이 지닌 아름다움과 의미를 '애도'하는 의미로 담아보고자 한다. 금일은 '세월호 참사'(4월 16일)가 일어 난지 5주기가 된 날이다. 아직 피어보지도 못한 많은 꽃들이 안타까운 인재(人災)로 인해 영면한 날이다. 그때를 돌이켜 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비극적 슬픔에 잠겨있었다.

당시 나는 연극 공연을 하고 있었다. 300석을 두 달 동안 가득 채울 수 있는 공연임에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면서 관객은 절반에 절반도 안 되는 텅 빈 객석을 보며 공연한 기억이 있다. 객석이 비어 있는 모습은 공연의 참여자 입장에서 아쉬울 수 있지만, 한 인간으로서는 비극적인 아픔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고, 공연을 하고 있는 나 자신조차 무력감에 가혹한 시간이었다. 그때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비극적인 슬픔에 함께 아파하며 눈물 흘렸음을 기억한다. 극장의 객석과 번화가의 거리나 술집에서조차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고, 회사와 학교를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는 평소와 다른 적막함과 비통함이 감돌았다. 오직 하루 빨리 구조되어 가족들 품에 돌아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애타게 기도할 뿐이었다.

그리고 5년 후. 시간이 제법 흘렀다. 우린 언제 그랬냐는 듯 비극적인 아픔은 뒤로한 채 꽃피는 봄에 막연한 설렘을 지니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인재(人災)에 의해 차가운 바다에서 잠든 이들에게 각자 꽃 한 송이 헌화해보면 어떨까. 또한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밀양 세종병원 화재' '대구지하철참사' '대구상인동 가스폭발사고'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등 인재로 인한 비참한 사건들의 아픔을 떠올려보며 다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그들을 추모하고 꽃 한 송이 헌화하고자 한다. 김동훈 연극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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