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백색소음'들으러 숲속으로?

서영완 작곡가

서영완 작곡가 서영완 작곡가

위키피디아에서는 'ASMR(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이라는 신조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자율 감각 쾌락(혹은 쾌감)반응은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인지적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따위의 감각적 경험이다. 흔히 심리 안정과 집중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백색소음 등의 새로운 활용으로 볼 수도 있다.'

유튜브를 검색해 보면 자주 귓속말하듯 속삭이는 소리와 함께 비닐과 같은 사물을 비벼 부스럭 거리는 소리를 마이크 가깝게 녹음해서 오랜 시간 들려주는 영상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솔직히 이러한 소리가 심리적 안정감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게 들렸다. 그리고 이런 소리를 '백색소음(White Noise)'으로 소개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우려는 백색소음을 즐기러 숲속에 가자는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절정에 다다랐다.

먼저 '백색소음'의 정확한 의미는 아주 낮은 소리로부터 높은 소리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영역에 걸쳐 똑같은 볼륨의 에너지를 동시에 방출시킬 때 들리는 소리를 말한다. 이는 헤어스프레이를 뿌릴 때 나는 소리와 흡사하다. 또한, 폭포수 소리와 매우 비슷한 성질의 소리이기에 이 백색소음을 폭포수영상에 덧입히더라도 사람들은 눈치채기 어렵다. 물론 핑크노이즈라는 다른 개념을 가지고 와야 더욱 자세한 설명이 되겠지만 그러면 이야기가 복잡해지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먼저 백색소음의 특징은 불규칙한 소리의 집합체라는 점이다. 마치 삼원색의 빛을 합하면 하얀색이 되듯이 모든 소리를 매우 복잡하고 랜덤하게 합쳐버리면 백색소음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어느 정도 백색소음에 익숙하게 되면 이 백색소음보다 작은 생활잡음, 예를 들어 냉장고 소리, 층간소음, 모기소리와 같은 원하지 않는 잡음들을 가릴 수 있게 된다. 이는 멜로디와 코드, 그리고 리듬을 가진 음악을 듣는 것과는 달리 우리에게 어떠한 감성이나 이미지를 만들게 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원하지 않는 소리를 다른 소리로 가리는 것을 마스킹효과(masking Effect)라고 하는데 백색소음이 가장 좋은 도구로 이 소리에 익숙하게 되는 순간 우리는 다양한 불필요한 소음들로부터의 해방을 경험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해방을 통해 우리는 심리적인 안정감과 집중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즉 백색소음은 ASMR에 포함되지만 ASMR이 백색소음이라고 소개 하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ASMR은 자연잡음까지 포함하고 있는 상위개념이지만 백색소음은 인공잡음(전기기계로 만든 잡음)에 속한다. 즉 숲속에는 백색잡음이 없다. 아주 복잡한 자연의 소리가 우리를 편안하게 할 뿐이다. 서영완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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