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영화로 가르치라

김계희 그림책 화가

김계희 서양 화가 김계희 서양 화가

감성 교육에 있어서 나는 부모님들께 아이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편씩 영화 보기를 권하곤 한다. 일 년 동안 꾸준히 영화 보기를 진행한 아이들은 상황 해석력이나 미묘한 감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여느 아이들과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영화가 탄탄한 스토리와 영상, 음악이 합쳐진 종합 예술인 만큼 그 체험이 아이의 몸에 수년 동안 쌓여서 발휘하는 힘은 어마어마할 것이지만, 영화를 보여주는 더 중요한 이유는 감정을 다루고 이해하는 교감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교감 능력이 사회생활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듯, 상황의 맥락을 해석하는 이해력과 깊은 교감 능력은 행복한 관계를 형성하는 바탕이 된다.

부모님의 각별한 관리를 받으며 공부로 대부분의 활동을 채우는 요즘 아이들은 다양한 상황을 몸으로 체험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자신의 체험을 정서적으로 환원하는 폭 또한 점점 좁아지고 있는 듯하다. 자신이 경험하는 감정의 영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에, 상대방의 감정의 깊이 또한 자신이 체험한 감정의 제한된 무게로밖에 다룰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에게, 교감의 능력을 만들어 주기 위한 대안이 있다면 바로 영화 보기일 것이다. 간접적인 체험이긴 하지만 타인의 감정을 실제처럼 자신에게 이입시킬 수 있게 하는 매개체가 바로 영화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스토리가 있는 관계의 구조 속에서 자신이 어렴풋하게 체험한, 스스로 정의 내릴 수 없었던 감정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가능하게 만들어 줄 때도 있고, 또한 이해할 수 없었던 타인의 감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러한 체험은 사유를 일으키고, 사유는 스스로와의 토론의 장을 마련해 줄 것이다. 거기에 감동이라는 파도가 마음을 휘젓고 지나간다면 커다란 마음의 재산이 생기는 셈이다.

개인들의 역량이 더 중요했던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달리, 앞으로의 직업들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분야로부터 온, 능력 있는 개개인들이 팀을 구성하여, 보다 나은 결과물을 협업으로 만들어 내는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팀의 결속력을 강화하기 위해 필요한 소통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고, 결국 팀원들의 가려진 마음의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교감 능력을 갖춘 리더가 더욱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교육이 감성의 리더십을 기르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고, 예술과 인문학 등의 교육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감성 교육에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일주일에 한 편씩 오랜 기간 꾸준히 좋은 영화를 보여 주는 것만으로도 기존의 교육이 줄 수 없는 놀라운 효과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를 고를 때는 아이들의 선호도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영화를 접하게 한 후에는 좋은 내용의 영화라면, 다양한 분야와 소재를 가진, 연령대가 높은 영화들로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겠다.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토리에 익숙한 아이들은 조금 지루한 장면에서 집중력이 흐려져 이야기의 맥을 놓치는 경우가 많지만, 몇 달만 꾸준히 영화를 보게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상황과 감정에 대한 해석력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가정에서 조금만 노력한다면 아이들에게 상상 이상의 값진 마음의 재산을 만들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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